Name: [BL] 아카르타에서 살아돌아온 남자
Author: 송시무스

[BL] 아카르타에서 살아돌아온 남자

송시무스

전쟁은 끝났지만, 그에게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아카르타에서 살아돌아온 남자》는 한 젊은 남자가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와
자신의 삶과 세계가 어떻게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었는지를 기록한
고통스럽고도 정직한 고백이다.

러스트벨트의 철거된 공장과 가난, 붕괴한 가정, 약물에 잠식된 청춘,
그리고 전쟁이라는 폭력이 덮쳐 오기 전부터 이미 금이 가 있던 존재의 균열은
아카르타에서의 참전 경험을 통해 폭발하며 한 인간을 무너뜨린다.

작품은 전쟁의 물리적 잔혹함뿐 아니라
그 잔혹함이 개인의 사유, 언어, 기억, 존엄을 어떻게 부식시키는지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정치적 광기, 파시즘적 언어, 사라진 공장과 사라진 미래,
폭력으로 유지되는 사회의 불안한 역동이 뒤엉킨 세계 속에서
주인공은 끝내 스스로에게 계속 묻는다.

“어떻게 살아남았는가?”가 아니라?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그는 비로소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그 답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절망을 견뎌낸 자만이 말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체념,
그리고 인간으로 남기 위한 마지막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