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먹고 있나요?
김혜정 지음『다이어트 학교』 김혜정 작가의 신작
EBS 라디오 <연재소설> 인기리 방송된 작품
꿈과 현실 사이에서 청소년들은 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그림을 그려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작가가 이야기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작가를 택한다는 말이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처음으로 그 말을 실감했다.
3년 전 가을, 어쩌다가 아침 9시라는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무료함에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데,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나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맛집 사장님들이 40~50대의 나이 든 분들인데, 특이하게 20대 중반의 젊은 남매가 사장님인 집이 소개되었다. 식당을 운영하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남매가 식당을 맡아 운영 중이었다. 잠깐 방송을 봤지만, 그 이후로 계속 그 남매와 식당이 떠올랐다. 그들이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고, 진심으로 잘 살고 있기를 바랐다.
남매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나를 떠나지 않았고, 재규와 재연이 라는 인물로 나타나 자꾸 날 불렀다. 하지만 시작하기까지 꽤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무게에 도저히 쓸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미뤄두고 있는데, 2012년 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베를린자유대학에 가게 되었다. 홀로 이국땅에서 4개월을 지내면 매우 외로울 것 같았고, 그곳이라면 재규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듯했다. 외로움과 고독함을 작정하고, 베를린에 도착했다.
베를린에서의 생활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만난 학생들과 교수님들 덕분에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그곳에서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채워졌다. 한국말을 유독 잘했던 빈센트는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는데, 자기 이름이 빈센트 반 고흐와 같지 않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빈센트와 반 고흐가 이야기로 들어왔고, 반 고흐를 만나기 위해 6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에 다녀왔다. 이은정 교수님은 정성스런 집 밥을 대접해주셨는데, 그 밥이 너무 따뜻해서 집으로 돌아와 엉엉 울었다.
베를린에 머무르지 않았다면, 그곳이 내게 준 따뜻함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를 쓰지 못했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거다. 그러니까 이 글은 나 혼자 쓴 게 아니다.
추천사
재연과 재규 남매는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서로를 통해 자신을 본다. 돌아가신 엄마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하고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일이 필요했다. 이로써 둘은 여전히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동시에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부모를 사랑할 때 비로소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는 걸 서로에게 가르쳐 준다.
(…) 작가 김혜정의 작품에 등장하는 청소년 주인공들은 한없이 평범하면서도 진중하고, 하나같이 순수하고 따뜻한 인물들이어서 그러한 함정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미래를 향한 갈등과 고민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일은 청소년기의 과업이자 특권이기에 청소년소설이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지극히 온당하면서도 적절하다. 더구나 많은 청소년소설이 삶의 허무와 우울, 고뇌에 잠겨 있는 분위기에서 이는 김혜정의 작품이 고유하게 빛나는 지점으로 자리한다. - 김유진(문학평론가)
EBS 라디오 <연재소설> 인기리 방송된 작품
꿈과 현실 사이에서 청소년들은 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그림을 그려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작가가 이야기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작가를 택한다는 말이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처음으로 그 말을 실감했다.
3년 전 가을, 어쩌다가 아침 9시라는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무료함에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데,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나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맛집 사장님들이 40~50대의 나이 든 분들인데, 특이하게 20대 중반의 젊은 남매가 사장님인 집이 소개되었다. 식당을 운영하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남매가 식당을 맡아 운영 중이었다. 잠깐 방송을 봤지만, 그 이후로 계속 그 남매와 식당이 떠올랐다. 그들이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고, 진심으로 잘 살고 있기를 바랐다.
남매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나를 떠나지 않았고, 재규와 재연이 라는 인물로 나타나 자꾸 날 불렀다. 하지만 시작하기까지 꽤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무게에 도저히 쓸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미뤄두고 있는데, 2012년 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베를린자유대학에 가게 되었다. 홀로 이국땅에서 4개월을 지내면 매우 외로울 것 같았고, 그곳이라면 재규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듯했다. 외로움과 고독함을 작정하고, 베를린에 도착했다.
베를린에서의 생활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만난 학생들과 교수님들 덕분에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그곳에서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채워졌다. 한국말을 유독 잘했던 빈센트는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는데, 자기 이름이 빈센트 반 고흐와 같지 않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빈센트와 반 고흐가 이야기로 들어왔고, 반 고흐를 만나기 위해 6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에 다녀왔다. 이은정 교수님은 정성스런 집 밥을 대접해주셨는데, 그 밥이 너무 따뜻해서 집으로 돌아와 엉엉 울었다.
베를린에 머무르지 않았다면, 그곳이 내게 준 따뜻함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를 쓰지 못했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거다. 그러니까 이 글은 나 혼자 쓴 게 아니다.
추천사
재연과 재규 남매는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서로를 통해 자신을 본다. 돌아가신 엄마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하고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일이 필요했다. 이로써 둘은 여전히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동시에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부모를 사랑할 때 비로소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는 걸 서로에게 가르쳐 준다.
(…) 작가 김혜정의 작품에 등장하는 청소년 주인공들은 한없이 평범하면서도 진중하고, 하나같이 순수하고 따뜻한 인물들이어서 그러한 함정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미래를 향한 갈등과 고민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일은 청소년기의 과업이자 특권이기에 청소년소설이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지극히 온당하면서도 적절하다. 더구나 많은 청소년소설이 삶의 허무와 우울, 고뇌에 잠겨 있는 분위기에서 이는 김혜정의 작품이 고유하게 빛나는 지점으로 자리한다. - 김유진(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