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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커버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배수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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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의 장편소설. 2000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가부장적 자본주의체제에서 자유를 대가로 고독을 선택한 비혼주의자 '유경'을 주인공으로 각기 다른 외모와 사회적 조건과 개성을 지닌 그녀의 여자친구들과 유경의 주변 남자들의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맞물리는 세태 풍자소설이다. 낭만적 사랑과 속물적 현실에 기댄 대도시 싱글 남녀 간의 욕망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가? 독신주의자는 무언가 부족하고 결여되어 있는 사람인가? 배수아는 이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여러 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나만의 삶'을 원하는 유경은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냉소적이지만 아주 무시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여성으로서의 '적령기'를 놓치고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적령기라는 사회적 통념을 만들어내는 구성원은 바로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녀는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해 지독하게 성실한 그녀는 일이 끝나면 야간대학으로 달려가 수의학 공부를 한다. 수의사가 되어 아프리카로 떠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강하고 진보적인 정신을 가진 그녀는 남자를 섹스의 대상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남성혐오증 또는 결혼혐오증을 의심받고 있지만 제도적 굴레로부터, 감상적 자아 도취로부터 자신을 지키려 할 뿐이다. 사랑의 감정조차 스스로 통제하려 하는 그녀는 아직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못하다.

유경의 친구들도 독신이다. 그들의 이중적이고도 속물적인 사랑관을 바라보는 유경의 시선은 냉정하다. 가족이기주의에 사로잡힌 부모와 친척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삶에 대해 주체적이지 않으며 지나치게 현실적이거나 속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진짜 삶이란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 원치 않는 것을 알고 거부할 수 있는 용기, 삶에 대한 그 당당한 태도인 것이다.

출간일

종이책 : 2011-12-28전자책 : 2012-03-09

파일 형식

ePub(824 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