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덕방
이태준 지음철썩, 앞집 판장(板牆) (널판장, 널빤지로 막은 울타리)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 주먹구구에 골똘했던 안 초시(初試, 과거의 첫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 똑 먹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해 가지고 수채 구멍을 내다본다.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호박 꼭지, 계란 껍질, 거피(껍질을 제거)해 버린 녹두 껍질.
“녹두 빈자떡(빈대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한 오륙 년째 안 초시는 말끝마다 ‘젠-장…’이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잘 붙였다.“추석이 벌써 낼 모래지! 젠-장…….”
“녹두 빈자떡(빈대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한 오륙 년째 안 초시는 말끝마다 ‘젠-장…’이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잘 붙였다.“추석이 벌써 낼 모래지! 젠-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