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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커버
일뤼미나시옹페르낭 레제 에디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페르낭 레제 그림, 신옥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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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시인, 천재, 방랑벽,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내, 사회 관습에 도전한 반항아, 베를렌과의 떠들썩한 연애……. 시인 랭보를 떠올리는 말은 무수히 많다.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이 랭보의 시를 읽고 감탄했다기보다는 젊은 시인의 신화와 명성에 이끌린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젊은 천재 시인의 신화가 탄생한 배경에는 랭보의 절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랭보는 5~6년의 짧은 작품 활동을 끝으로 문학적 삶을 떠나 장사꾼이 되어 아프리카로 떠났다. 일명 ‘랭보의 침묵’이었다. 《일뤼미나시옹》은 랭보의 마지막 시집으로 예술가로서 랭보가 보여준 마지막 문학적 행위였다. 문예출판사는 랭보 탄생 170주년을 기념하여 42편의 《일뤼미나시옹》 시 전편과 함께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 페르낭 레제의 그림 20점을 수록한 페르낭 레제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

《일뤼미나시옹》은 프랑스 독자들조차 고개를 젓는 엉뚱하고 기이한 시로 유명하다. 복잡하고 미묘한 형용사, 수많은 고유명사, 난해한 문장구조, 무수히 많은 쉼표와 비약, 생략, 은유, 그리스와 라틴의 고대 신화……. 랭보가 프랑스어의 모든 한계와 역량을 쏟아부어 완성한 언어 건축물로, 그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이에 가능한 한 원본 텍스트의 기이한 생경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인이 의도한 비유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원시가 제시하는 단어 배열 순서를 최대한 맞추면서 문장부호나 줄표, 문장 구성, 생략 어법 등 원시의 형식적, 언어적 구성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일뤼미나시옹》에는 삶을 추억하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서정적 의미의 ‘삶의 찬가’는 없다. 대신 비현실적인 상상력과 환상이 뒤섞여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공을 초월하여 세상의 끝을 향해 대항해를 떠나는 랭보가 있다.

출간일

종이책 : 2023-12-08전자책 : 2024-01-05

파일 형식

ePub(41.17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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