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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해킹 커버
현실 해킹무엇이 현실을 현실로 만드는가
람다스
1977년 9월, 프랑스 메스에서 열린 한 SF 대회에서 필립 K. 딕(『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자이자 저명한 소설가)이 단상에 올랐다. 청중은 당연히 그의 소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소설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사실 여러 겹으로 겹쳐진 투명한 막과 같다는, 다소 황당무계한 이야기였다. 시간은 앞뒤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도 흐르며, 따라서 과거가 현재에서 재프로그래밍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었다.

몇몇은 소설 구상이려니 생각하며 가볍게 웃었고, 또 누군가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무언가를 직접 겪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1974년 2월 자신에게 일어난 경험을 대중 앞에 조심스럽게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가 목격한 분홍빛 광선, 그 이후 로마 제국과 당시의 캘리포니아가 동시에 겹쳐 존재하던 순간의 신비로운 사건, 그리고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방대한 지식이 갑자기 번개처럼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온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가 말한 내용 중 일부가 실제로 증명 가능했다는 점이다. 그는 아들의 생명을 위협할 질병을 아무도 모르던 시점에 가장 먼저 알아챘고, 의사들이 검사를 통해 그것을 확인했다.

이때의 연설이 그의 생애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웠는지는 그 뒤의 일들이 말해준다. FBI와 CIA가 그의 우편물을 몰래 확인하기 시작했고, 그에 관한 비밀 파일을 작성했다. 어느 날 누군가 그의 집에 침입해 중요한 서류들을 가져갔다. 1982년, 그토록 기다리던 그의 소설의 영화화작품인 『블레이드 러너』 개봉 직전, 그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공식적으로는 뇌졸중이었지만, 그 타이밍은 너무도 절묘했다.

SF 작가 한 명에게 정보기관이 왜 그토록 관심을 가졌을까. 그가 단지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말해서는 안 될 무언가를 건드렸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에서 설명하는 딕의 이론은 처음엔 황당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파고들면, 그가 말한 내용이 고대 신비주의자들, 현대 물리학자들, 그리고 각성을 경험한 수많은 수행자들의 증언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플라톤이 동굴의 비유를 통해 전하려 했던 것, 힌두교에서 ‘마야’라 부르는 환영의 세계, 불교의 ‘공’ 사상, 양자역학이 밝혀낸 ‘관찰자 효과’ ?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그림 속에서 서로 이어져 있다.

비밀 정보기관들이 발설되기를 원치 않았던, 그리고 사라져버린 그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출판사

사토리

출간일

전자책 : 2025-11-07

파일 형식

ePub(438 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