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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순
"우리는 베트남을 안다고 착각하고 있다. 쌀국수와 휴양지의 낭만 너머, 천 년을 버텨온 거대한 용의 심장 소리를 들어라!"

오늘날 우리에게 베트남은 어떤 나라입니까? 다낭의 에메랄드빛 해변에서 마시는 달콤한 코코넛 커피의 여유, 하노이의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의 활기, 혹은 박항서 감독에 열광하며 붉은 깃발을 흔들던 뜨거운 응원의 물결...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베트남의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절반이 만들어지는 가장 가까운 경제 파트너가 되었지만, 정작 우리는 그들의 환한 미소 뒤에 감춰진 진짜 얼굴, 그 깊은 내면의 무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수천 년간 강대국 중국의 끊임없는 침략과 지배를 받으면서도 끝내 독자적인 문화를 잃지 않고 동화되지 않았던 나라.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당시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프랑스와 미국을 연달아 무릎 꿇리며 '제국들의 무덤'이라 불렸던 나라. 도대체 이토록 강인하고 질긴 생명력, 그 불가사의한 '불굴의 DNA'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베트남 인물 50인》은 인물 한 명 한 명의 뜨거운 삶의 현장으로 독자를 초대하여 그들의 숨소리와 고뇌, 그리고 환희를 들여다봅니다.

이야기는 고대 신화의 안개 속에서 시작됩니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 제국의 군대에 맞서 호령했던 여성 영웅 '쯩 자매'의 비장한 최후는 베트남 역사의 시작이 '저항'과 '자주'였음을 웅변합니다. 시선을 현대 보트피플의 아픔을 넘어 현재로 돌리면, 라면 국물로 쓴 자본의 신화를 전기차로 확장하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현대의 거인, 빈그룹 회장 '팜냣브엉'의 야망이 펼쳐집니다. 이처럼 책은 고대와 현대, 전쟁과 평화, 전통과 혁신을 넘나들며 50인을 서술합니다.

이 책이 가진 미덕은 독자와 베트남 역사 사이에 견고한 '공감의 다리'를 놓았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베트남의 영웅들을 이름조차 생소한 낯선 이방인으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우리 역사의 결을 포개어 그들을 불러냅니다.
몽골의 50만 대군을 물리친 쩐흥다오 장군에게서 우리는 명량 앞바다를 지키던 '이순신'의 고독한 결단을 발견합니다. 부패한 독재 정권에 항거하여 거리 한복판에서 자신의 몸을 불살라 소신공양을 감행한 틱꽝득 스님에게서는 평화시장 앞의 '전태일'이 보여준 뜨거운 불꽃을 마주하게 됩니다. 또한, 라면 상자를 나르며 코딩을 했던 FPT 회장 쯔엉지아빈의 이야기에서는 한국 벤처 1세대의 헝그리 정신을, 억압받는 봉건 사회 여성의 한을 도발적인 시어로 승화시킨 호쑤언흐엉에게서는 '황진이'의 예술혼을 읽어냅니다. 이처럼 책을 읽는 내내 베트남의 역사는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우리와 닮아 있는 '평행 우주'의 역사로 다가와 가슴을 때립니다.

이제 베트남은 단순히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세계의 공장'이나 '포스트 차이나'라는 수식어로 가둘 수 없는 나라입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응오바오쩌우)를 배출하며 기초과학의 저력을 증명한 지성의 나라, 자체 브랜드로 전기차와 스마트폰을 생산하여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혁신의 나라, 그리고 K-Pop 못지않은 세련된 문화를 향유하며 전 세계 트렌드를 흡수하는 젊은 나라입니다. 이 책은 과거의 위인전인 동시에,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래의 베트남을 이해하는 가장 확실한 해설서이자 비즈니스 지침서입니다.

50명의 인물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시대를 초월하여 강렬한 울림을 줍니다. 19세의 나이에 좁은 감옥에 갇혀서도 "나는 조국의 산천을 똑바로 보며 죽고 싶다"며 처형 직전 눈가리개를 거부했던 소녀 보티사우의 당당함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기백을 일깨웁니다. 하루 5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포기하고, "내 게임이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는 이유로 전 세계 1위 게임 서비스를 스스로 종료한 '플래피 버드' 개발자 응우옌하동의 철학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베트남을 여행하려는 자에게는 풍경 너머의 이야기를, 베트남과 비즈니스를 하려는 자에게는 그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를, 그리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용기가 필요한 모든 분께는 시련을 이겨낼 지혜를 이 책은 아낌없이 제공할 것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그저 낯선 이웃이 아니라, 굴곡진 역사의 터널을 함께 건너온 오랜 벗이자 '운명적인 친구'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금, 50인의 인들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 뜨거운 악수에 응답하십시오.

출판사

와컨설팅

출간일

전자책 : 2026-01-27

파일 형식

PDF(236.66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