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냥년이 된 성녀
박민서 지음환향녀還鄕女에서 화냥년으로 무엇이 도덕이고 무엇이 비도덕인가 무엇이 인륜이며 무엇이 반인륜적인 것인가 무시무시한 살육과 살상의 한가운데서 국난國難을 자신의 몸 하나로 감당해야 했던 여인들이 있다. 청은 조선 여자들을 50만여 명이나 붙잡아 간 후 다시 돈을 받고 그 가족들에게 되파는 만행을 저질렀다. 포로가 된 어머니 아내 딸을 돈을 주고 속환贖還해야 했고 그렇게 해서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온 여자들을 환향녀還鄕女라고 반겼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나라에서 ‘환향녀는 절개를 잃은 훼절자毁節者이므로 내쫓아도 된다’는 영을 내렸고 힘없는 백성은 나라와 문중의 압력으로 아내를 화냥년이라 부르며 배척해야만 했다. 국가적 재난 속에서 오가는 철없는 명분 싸움에서 희생되는 것은 결국 선량하고 힘없는 약자들이다. 이 소설은 무엇이 도덕이고 무엇이 비도덕인가 무엇이 인륜이며 무엇이 반인륜적인 것인가 하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관습과 의식에 대해 피할 수 없는 질문을 한다. 나아가 전시 작전권 문제며 고속전철의 도롱뇽 문제 NLL 문제 쇠고기 파동문제 세월호 문제 등과 관련하여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정치 현실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되풀이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 정치권과 사회 지도자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키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위를 세심히 살피며 가지 않으면 우리도 어떤 재난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는 교훈을 이 소설은 우리에게 던져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