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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감응의 글쓰기 8기 지음
프롤로그. 매주 수요일, 감응의 글쓰기

2017년 2월 합정에 위치한 ‘말과 활 아카데미’에 직업도, 성격도, 성장 배경도 다른 25명이 모였다.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를 쓴 작가 은유가 진행하는 ‘감응의 글쓰기’ 수업을 듣겠다는 그 하나의 목적이 서로 일면식도 없던 우리를 ‘감응의 글쓰기 8기’로 묶어줬다.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멀고도 가까운(리베카 솔닛)>,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이민경)>, <정상인간(김영선)>, <위건 부두로 가는 길(조지 오웰)>,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은유)>, <안녕, 주정뱅이(권여선)>,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나탈리 크납)>.

10주 동안 우리가 함께 읽은 책이다.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A4 두 페이지 분량의 글을 썼다. 수업 시간에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하고,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름 고정관념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학인들 글을 읽을 때마다 누가 나를 막 때리는 것 같아. 여기서 얻어맞고 저기서 얻어맞고 너덜너덜해진 느낌, 내 모든 생각 체계가 다 해체됐다가 새로운 기준으로 다시 조립된 느낌. 이제 갓 스무 살 넘긴 학인들 글을 읽으면서는 내가 아들들 대할 때 얼마나 교만했는지도 돌아보게 되고.”

수업을 들은 한 학인의 말이다. 글쓰기는 새로운 직업을 구하거나 경력을 쌓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우리의 세상을 한 뼘 더 넓혀 놓았다.

“내가 평생 몸담고 있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딴 세상 같아.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그걸 읽고, 사람들의 숨소리만 나는 무거운 침묵으로 그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고, 집에 가서 게시판에 올린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고, 다음 수업 시간에 그 사람의 모습을 다시 봤을 때... 수학 문제 1에서 10까지 가르쳐주고 숙제해 오고 그런 식의, 내가 경험했던 변화의 메커니즘과는 전혀 다른 거지. 지금까지 이런 변화를 느꼈던 적은 없었어.”

은유는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감응하면 행동하게 되고 행동하며 관계가 바뀐다.”고 했다. 바로 우리가 그랬다. 타인의 글을 읽으며 새로운 세상을 접했고, 자신을 돌아보며 온갖 편견의 벽을 깨부수며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10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감응하는 글쓰기’를 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변해갔다.

“감응(感應). 어떤 느낌을 받아 마음이 따라 움직임. 사전적 정의는 ‘감동’과 비슷한데 둘에는 차이가 있다. ‘감동(感動)’은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임’이란 뜻으로 움직임, 힘 그 자체를 뜻한다면 감응은 감동에 응함이다. 개방적 의미로 태도나 윤리적인 것을 일컫는다. 감동이 가슴 안에서 솟구치는 느낌이라면 감응은 가슴 밖으로 뛰쳐나가 다른 것과 만나서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오는 ‘변신’의 과정까지 아우른다. 감동보다 훨씬 역동적인 개념이다.” <글쓰기의 최전선> p.18

우리가 느꼈던 ‘감응의 순간’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8기들이 쓴 원고를 선별해 전자책 문집으로 묶었다. 내가 변하고, 우리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는 기적의 순간을 나누고 싶다. 그렇게 긍정의 파장이 조금씩 퍼져 나가길.

<은유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제목 그대로였다. 타인과 세상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은유 선생님과 함께해서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졌다. 매 시간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힘들게 꺼내어준 학인들 덕분에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

<은유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전자책 판매 총수익은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리의 글쓰기가, 이 작은 움직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감응을 일으키길 희망한다.

출간일

전자책 : 2017-06-19

파일 형식

ePub(27.53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