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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기록
이상 지음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꿈―꿈이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자는 것이 아니다. 누운 것도 아니다.

앉아서 나는 듣는다. (12월 23일)

"언더 더 워치―시계 아래서 말이에요, 파이브 타운스―다섯 개의 동리란 말이지요. 이 청년은 요 세상에서 담배를 제일 좋아합니다 ―― 기다랗게 꾸부러진 파이프에다가 향기가 아주 높은 담배를 피워 빽― 빽― 연기를 풍기고 앉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낙이었답니다."

(내야말로 동경 와서 쓸데없이 담배만 늘었지. 울화가 푹― 치밀을 때 저― 폐까지 쭉― 연기나 들이켜지 않고 이 발광할 것 같은 심정을 억제하는 도리가 없다.)

"연애를 했어요! 고상한 취미――우아한 성격――이런 것이 좋았다는 여자의 유서예요――죽기는 왜 죽어 ―― 선생님――저 같으면 죽지 않겠습니다. 죽도록 사랑할 수 있나요――있다지요. 그렇지만 저는 모르겠어요."

(나는 일찍이 어리석었더니라. 모르고 연(姸)이와 죽기를 약속했더니라. 죽도록 사랑했건만 면회가 끝난 뒤 대략 이십 분이나 삼십 분만 지나면 연이는 내가 '설마' 하고만 여기던 S의 품안에 있었다.)

출판사

토지

출간일

전자책 : 2018-11-02

파일 형식

ePub(5.21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