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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청춘 커버
다자이 오사무×청춘나약한 게 아니라 괴로움이 너무 무거운 거야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9.7
다자이 오사무’라는 이름은 몰라도 그의 소설 <인간실격>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청춘의 불안과 고민을 원초적으로 다루고 있어 청춘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소설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기에 감히 <인간실격>을 빼고 다자이 오사무의 청춘을 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이 책에서는 <인간실격>을 뺐다. 다자이의 또 다른 청춘들이 <인간실격>이라는 거대한 작품 뒤로 가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대신 이상적으로 꿈꾸고, 격정적으로 절망하고, 냉소로 감췄다가 찬란하게 부서지는 청춘의 편린을 담은 그의 또 다른 열두 편의 작품을 모았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한량처럼 사는 30대 집주인이 자기보다 더 한량 같은 세입자를 만나 고생하는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여자와의 동반 자살에 실패하고 혼자 살아남아 입원한 병원에서의 생활을 다룬 <어릿광대의 꽃>, 한심한 사람들을 나열하다가 그 끝에 자신을 세우고 마는 <한심한 사람들>, 애인을 위해 수영복을 훔치다 걸린 여자의 고백 <등롱>, 동반 자살의 여정을 담은 <우바스테>, 새초롬한 여학생의 하루를 섬세하게 그려 낸 <여학생>, 고향의 명사 모임에 억지로 참석했다가 새로운 흑역사를 써 버린 <젠조를 그리며>, 자신을 대신해 기꺼이 인질이 된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달려라 메로스>, 소설과 현실을 혼동해 망신을 당한 이야기 <부끄러움>, 기차역 앞에서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를 마냥 기다리는 <기다리다>, 금주의 시대에 벌어지는 세태를 다룬 <금주의 시대>, 다자이 오사무의 짤막한 자전적 이야기들을 엮은 <생각하는 갈대>까지,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늘날에도 흥미롭게 재해석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원작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현대적으로 풀었다.

‘청춘’만큼 반짝거리는 단어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 청춘은 반짝거리지 못할까 봐 두려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의 명성을 생각하면 의아하지만 다자이 오사무 역시 그랬다. ‘아쿠타가와 상’에서 세 번 낙선해 크게 상처 받았고, 소설에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한 만큼 쏟아지는 비판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서른아홉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치열한 청춘을 살았던 그의 이야기 안에서 오늘을 사는 청춘들이 위로받을 수 있길 바라 본다.

출판사

북다

출간일

종이책 : 2024-05-30전자책 : 2024-05-30

파일 형식

ePub(11.19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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