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영화의 숲
문학산 지음침해와 묘혼은 석탑 부근에서 도를 깨우치기 위해서는 일곱 번 살고 죽어야 되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본래 자신을 찾아간다. 이 장면은 불교적 정신 세계의 창조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김호성 교수는 ‘법연 스님은 법통의 길이 아니라 본래면목의 길을 가라’는 우회적 가르침을 침해에게 내렸을 것으로 해석하였다. 침해와 묘혼은 단순한 파계의 행위인가 아니면 법통의 길이라는 세속적인 승부의 세계를 벗어나 본래면목의 길로 향하는 것인가. 즉 침해가 계율의 파계와 경계를 넓히면서 더 확장된 자유의 세계로 나아간 것인가는 관객의 몫이다. 김기영의 영화 이미지는 인물의 나신과 붉은 태양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장면은 계율의 파계를 통한 본래면목으로 귀일이라는 의미에 더 설득력을 부여한다. 〈파계〉는 죽비소리를 내면서 수행 정진하는 수도승과 법통을 전수받기 위한 올깎이와 늦깎이의 경쟁을 표면적 서사로 세워놓았다. 이면에는 본래면목으로 귀일은 모든 계율로부터 자유로울 때 가능함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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