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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라울 뒤피 에디션) 커버
봄의 이름으로 (라울 뒤피 에디션)꽃과 함께 떠나는 지적이고 황홀한 여행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김, 이소영 해설
9.2
1947년 봄, 이 책은 한 다발의 꽃에서 시작됐다. 프랑스 문화의 아이콘이자 20세기 전반 프랑스 문학의 독보적인 존재인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는 관절염으로 침대를 떠나지 못하는 처지였다. 스위스의 출판업자 앙리 루이 메르모는 콜레트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 꽃다발을 보낼 테니 그 답으로 꽃의 ‘초상’ 몇 편을 써달라고 제안했다. 들판의 초목을 그리워하던 콜레트는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1년 후인 1948년 22편의 글이 묶여 출간되었다. 원래는 초판부터 라울 뒤피의 삽화를 곁들일 예정이었지만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던 화가의 데생은 1951년 호화장정본에야 실릴 수 있었다.

《셰리》와 《여명》, 클로딘 시리즈 등을 쓴 콜레트는 모든 작품에서 예리하고 섬세한 감각과 신선하고도 적확한 표현으로 문장 하나하나를 완성했다. 특히 자연 묘사에 재능이 남달랐고 그중 식물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콜레트에게 나무와 풀, 꽃은 의식주만큼이나 삶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콜레트의 식물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는 《봄의 이름으로》에서 꽃이 만개하듯 피어난다. 콜레트는 꽃을 ‘알아내기’ 위해 감각을 총동원하고 매혹적인 비유와 은유를 통해 각각의 꽃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이 작품이 콜레트 산문 미학의 절정, 나아가 프랑스 산문 미학의 전범 중 하나로 뽑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봄의 이름으로》에는 콜레트의 글을 시각 언어로 번역하듯 식물에 리듬을 부여한 라울 뒤피의 수채화 14점과 흑연 드로잉 14점, 총 28점이 수록되어 있다. 1951년 호화장정본에 들어 있던 그림들로, 뒤피는 유려한 선과 화사한 색채로 식물의 감정을 번역하듯 보여준다. 이 책에서 글과 그림이 펼쳐내는 봄과 초록, 화사한 꽃들의 세계는 단순히 식물의 표면적 아름다움을 넘어, 그 속에 담긴 감정, 시간, 기억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고 꽃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문학과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출간일

종이책 : 2025-06-16전자책 : 2025-07-10

파일 형식

ePub(40.29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