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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극읽기 그리고 거스르기
이용관 엮음
지은이는 셰익스피어 희곡 중에서 문제적 인물 3인을 선택하여 극중에서의 역할과, 성격, 갈등요소 등을 살펴보고 있다. 먼저 1장에서는 희극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노스롭 프라이(Northrop Frye)의 논지-"희극은 우리의 모든 개인적인 패배에도 불구하고 삶이 유쾌한 방향으로 지속된다는 인식을 던져주는 예술 양식이다."는-에 따라 설명한다.

2장에서는 희곡 <십이야>의 아웃사이더 '말볼리오'를 살펴본다. 지은이는 <십이야> 전체에서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인물 말볼리오를 따라 극 속을 유유히 배회한다. 또, 말볼리오가 소외당하는 이유로는 그의 반축제적 성격을 꼽으면서 그로 인해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말볼리오의 반축제적 성향은 스토리의 전개와 희극적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십이야>의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었다고 말한다.

3장은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에 대한 것이다.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은 첫 등장에서부터 '돈'이야기를 꺼낸다. 게다가 유태인었던 그는 재산이야말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아내와 사별한 후 홀로 딸을 키웠지만, 딸은 아비를 배신하고 도망가버렸다). 이렇게 재산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과 고리대금업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직업, 그리고 유태인이라는 인종적 차이는 그를 아웃사이더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 때문에 지은이는 <베니스의 상인>이 낭만 희극보다는 문제극에 가깝다고 말한다.

4장에서는 <뜻대로 하세요>의 제이퀴즈를 살펴본다. 말볼리오와 샤일록이 등장인물들로부터 소외되는 인물이라면 제이퀴즈는 스스로 자유의사에 따라 희곡 사회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극 속에서 제이퀴즈는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로 묘사되는데, 이러한 성향은 생활의 어두운 면을 통해서도 곧장 드러난다.

그럼에도 그는 위의 두 인물(말볼리오, 샤일록)과는 달리 술, 음식, 노래, 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두 사람이 반축제적 인물이라 한다면 제이퀴즈만은 반축제적 인물이 아닌 셈이다. 그렇더라도 그는 반항가와 독설가의 면모를 가진, 축제에 수동적이며 소극적인 인물일 뿐이다. 이렇듯 축제를 즐기고 향유하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인물이기에 그는 극 속의 공동체를 떠나 혼자 있기를 즐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은이는 제이퀴즈를 가리켜 <뜻대로 하세요>의 희극적 결말을 흐려지게 만든 인물이라고 평한다. 즉, 제이퀴즈는 "셰익스피어 희극에서 거의 보기 드물게, 축제적인 인물로 변하지 않고도, 보다 높은 인식 수준에 도달한 비축제적 인물이요, 희극 공동체에서 스스로를 배제하는 자유로운 선택권을 가진 비축제적인 인물"인 셈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은이는 셰익스피어 희극의 문제적 인물에 주목하여 그들의 성향을 반축제적 인물/축제적 인물/비축제적 인물로 세분화하고, 이러한 기준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감상해 봄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는 것인데... 우선 그의 해석이 옳은가, 그른가를 떠나 이 책은 새로운 방식으로 희곡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출판사

동인

출간일

종이책 : 2000-12-09전자책 : 2025-08-05

파일 형식

PDF(3.23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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