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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재설정 부모와 자식
김익순
대한민국에서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는 흔히 자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희생을 부모의 당연한 도리이자 가장 아름다운 미덕으로 여겨왔습니다.

특히 지금의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위로는 연로한 부모를 기꺼이 봉양하고 아래로는 온 삶을 바쳐 자식들의 궤도를 중심으로 자전해 온 헌신의 세대입니다.

내 삶의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갈아 넣으며 자식의 기쁨을 나의 성취로, 자식의 아픔을 나의 뼈저린 죄책감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품 안의 자식이 자라 마침내 부모의 곁을 온전히 떠나갈 때, 남겨진 부모의 마음속에는 설명하기 힘든 서운함과 허탈감, 심지어는 차가운 배신감이 자리 잡곤 합니다.

바쁘다는 자녀의 핑계에 가슴이 내려앉고 명절날 찾아온 자식들의 피곤한 기색에 상처받는 당신의 모습은 결코 당신이 유별나거나 나약해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빈둥지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감정의 실체를 단순한 노스탤지어가 아닌, 평생을 지배해 온 '관계 중심적 자아'의 끈이 끊어지며 발생하는 뇌와 마음의 자연스러운 심리적 금단 증상으로 새롭게 정의하며 전혀 다른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지금까지 출간된 많은 자녀 교육서나 중년 심리서들이 단순히 떠나간 자녀를 잊고 새로운 취미를 가지라는 식의 피상적인 위로를 건넸다면, 이 책은 훨씬 더 근원적이고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치유의 길을 안내합니다. 저자는 자녀의 안위라는 거대한 숙제에 짓눌려 평생을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빠'라는 무거운 이름표로만 살아온 독자들에게, 낡은 서랍장 밑바닥에 방치되어 있던 찬란한 '진짜 내 이름 석 자'를 꺼내도록 돕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자녀에 대한 서운함이라는 날것의 감정을 솔직하게 대면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후 중반부에서는 수십 년간 부모의 사고를 지배했던 지독한 '역할-정체성 융합'의 최면 상태를 스스로 해체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짚어주며,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타인의 시선이나 역할의 무게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된 우아하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되찾는 여정을 완성합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명절에 오지 못한다는 자녀의 전화에도 "편한 대로 쉬어라"라며 진심으로 가벼운 대답을 건넬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자식의 성취에 기대지 않고 마침내 자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돌보는 '진정한 심리적 탄생'을 경험함으로써, 성인이 된 자녀와도 훨씬 더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출간일

전자책 : 2026-07-01

파일 형식

PDF(5.86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