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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와 산책
엄경희 지음
엄경희의 두 번째 평론집. <빙벽의 언어>에서 보여주었던 냉정함과 꼼꼼함이 여전하며, 좀더 깊고 넓어진 시야를 읽을 수 있다.

1부는 "여성시의 풍요와 결핍"에 대한 글로 시작한다. 지은이는 지난 10여년 간의 여성시를 돌아보며 여성시가 페미니즘과 결합돼 이룬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김승희.김혜순.최영미 등이 보여준 추상적 계몽성과 여성 정체성의 혼란, 과도한 상상력을 지적해낸다. 그리고 여성시가 모색해야 할 새 지점으로 남성 '비판을 넘어서 본질적 차이에 대한 조화를, 그리고 바람직한 남성성에 대한 제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성시에 대한 진전된 논의는 또다른 평문인 "상처받은 '가이아'의 복귀: 여성시에 나타난 에코페미니즘"에서 볼 수 있다. 페미니즘이 생태주의와 결합했을 때 어떤 성과를 거두는가를 탐구한 글인데, 김혜순.허수경.정끝별.문정희 등의 시를 거론하면서, 자연과 여성이 동일하게 내보이는 모체 수난사를 지적하고 더 나아가 치유, 보살핌, 조화의 원리를 대안으로 내세운다.

정호승과 안도현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를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지은이는 그 작품들이 어른 위에 서서 어른을 가르치려 드는 교조적인 목소리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가르치는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에게 삶 속에서 잃어버린 상상력을 되찾아주는 동화가 더 바람직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출판사

새움

출간일

종이책 : 2003-09-01전자책 : 2015-07-16

파일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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