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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백민석 지음
7.1
작가들이 기다린 작가가 있다. 10년 만에 문단에 다시 돌아와 그저 무덤덤하다고 말한 작가가 있다. 단 한 개의 문학상도 받지 못했지만 그 어떤 문학상 수상 작가보다 더 독보적인 글을 쓴 작가가 있다. 해설을 쓴 평론가 황현경은 그를 두고 "한국 문학이 잃어버린 어떤 '전조'"라고 말했다. 바로, 소설가 백민석이다. 백민석의 두 번째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우리가 구멍을 가지고 살아가듯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의 인물들 또한 모두 구멍을 가진 채 살아간다. 자신의 스무 평짜리 아파트에 초원을 키우며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거나, 다른 사람의 걸음걸이를 베끼고 표정을 베끼고 문장을 베끼거나, 스스로가 스스로를 도와야 했기에 겁에 질린 채 사고 한 번 치지 않고 자라거나, 저도 모르는 사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는 잠들고, 인형 뽑기 기계에 정신없이 동전을 쏟아 넣고 버튼을 눌러대거나, 모두 저마다의 엉덩이에 시커먼 얼룩이라는 구멍 하나씩을 묻힌 채 살아간다.

구멍은 '나 자신'이기도 '내 생활'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늘 나 자신을 택하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내 생활을 택한다. 우리는 구멍을 채우는 대신 목구멍을 채우고 만다. 서로의 구멍을 바라보는 대신 서로의 목구멍을 바라보고 만다. 백민석이 없는 10여 년을 그랬듯이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 절판된 몇 년여를 그랬듯이. 우리가 어떤 '전조'를 잃어버려야만 했다면 아마 이게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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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종이책 : 2015-11-06전자책 : 2016-06-22

파일 형식

ePub(10.94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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