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류
채만식 지음* 스토리터치에서 펴낸 '청소년이 읽어야 할 대한민국 대표소설'시리즈는 어려운 단어마다 주석을 달아, 청소년들이 읽으면서 뜻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스토리터치가 추천하는 한국 근현대문학 시리즈.
1937년 12월부터 1938년 5월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됐다. 1930년대 식민지 사회의 탐욕과 위선, 암울한 현실을 풍자와 냉소로 엮어낸 채만식 작가의 대표작이다. 정주사의 딸 초봉이는 가세가 기울자 약국인 제중당에서 일을 한다. 용모가 예쁜 초봉이는 장차 의사가 될 승재와 서로 좋아했지만, 부모의 권고로 호색가인 은행원 고태수와 결혼한다. 그러나 꼽추 장형보의 흉계로 남편을 잃고 꼽추에게 몸을 버리며 좌절을 겪는다. 무작정 서울로 가던 초봉이는 박제호를 만나 그의 첩이 되지만, 얼마 후 아비를 모르는 딸을 낳는다. 어느 날 잊고 지내던 장형보가 나타나 그 딸이 자기의 아이라고 우기게 되는데….
눈에서는 닿으면 베어질 듯 파랗게 살기가 쏟쳐 나온다. 아드득 깨물어 뜯은 아랫입술에서는 검붉은 피가 한 줄기 조르르 흘러내려 턱으로 또렷하게 줄을 긋는다. 풀머리를 했던 쪽이 흐트러져 머리채가 한가닥 어깨 앞으로 넘어와서 치렁거린다. 그다지 고르고 곱던 바탕이 간곳없고, 보기 싫게 사뭇 삐뚤어진 얼굴은 터질 듯 경련을 일으켜 산 고깃덩이같이 씰룩거린다. 이는 여느 우리 인간의 눈이나 얼굴이기보다도 생명을 노리는 적에게 바투 몰려 어디고 침침한 막다른 골로 피해 들었다가 절망코 되돌아선, 한 약한 짐승의 그것이라고 하는 게 근리하겠다.
옳게 겁을 먹은 제호는, 이 계집이 혹시 상성이 되는 게 아닌가 하고 눈이 휘둥그래진다.
-채만식, <탁류> 중
스토리터치가 추천하는 한국 근현대문학 시리즈.
1937년 12월부터 1938년 5월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됐다. 1930년대 식민지 사회의 탐욕과 위선, 암울한 현실을 풍자와 냉소로 엮어낸 채만식 작가의 대표작이다. 정주사의 딸 초봉이는 가세가 기울자 약국인 제중당에서 일을 한다. 용모가 예쁜 초봉이는 장차 의사가 될 승재와 서로 좋아했지만, 부모의 권고로 호색가인 은행원 고태수와 결혼한다. 그러나 꼽추 장형보의 흉계로 남편을 잃고 꼽추에게 몸을 버리며 좌절을 겪는다. 무작정 서울로 가던 초봉이는 박제호를 만나 그의 첩이 되지만, 얼마 후 아비를 모르는 딸을 낳는다. 어느 날 잊고 지내던 장형보가 나타나 그 딸이 자기의 아이라고 우기게 되는데….
눈에서는 닿으면 베어질 듯 파랗게 살기가 쏟쳐 나온다. 아드득 깨물어 뜯은 아랫입술에서는 검붉은 피가 한 줄기 조르르 흘러내려 턱으로 또렷하게 줄을 긋는다. 풀머리를 했던 쪽이 흐트러져 머리채가 한가닥 어깨 앞으로 넘어와서 치렁거린다. 그다지 고르고 곱던 바탕이 간곳없고, 보기 싫게 사뭇 삐뚤어진 얼굴은 터질 듯 경련을 일으켜 산 고깃덩이같이 씰룩거린다. 이는 여느 우리 인간의 눈이나 얼굴이기보다도 생명을 노리는 적에게 바투 몰려 어디고 침침한 막다른 골로 피해 들었다가 절망코 되돌아선, 한 약한 짐승의 그것이라고 하는 게 근리하겠다.
옳게 겁을 먹은 제호는, 이 계집이 혹시 상성이 되는 게 아닌가 하고 눈이 휘둥그래진다.
-채만식, <탁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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