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검색
바르테즈의 장미 커버
바르테즈의 장미
신동훈
어렸을 적, 친구와 함께 즐겼던 ‘뱀주사위 게임’을 기억하시나요? 그때 저는 항상 빨간 모자를 쓴 작은 레고 인형을 ‘말’로 이용했었습니다. 뚜벅뚜벅 걷는, 엉덩이 깔고 앉은, 완전히 드러누워 나자빠진, 땅에 코 박고 엎어진 모습 등을 연출해 보는 건 또 다른 재미였죠. 하지만 결승점 직전에서 뱀 미끄럼틀을 타고 미끄러질 때면 세상을 잃은 듯한 좌절감에 휩싸이기까지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 문득 이런 상상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만약 그 게임 속 레고 인형이라면? 그 게임판이 내 삶 자체라면? 나의 운명을 결정짓고 나를 조종하고 내 삶과 죽음에 관여하는 또 다른 존재가 있진 않을까? 그때 그 인형에게 ‘절대자’였을 어린 시절 나처럼.
밥을 먹고 쇼핑을 하고 멀리 여행을 떠나는 그 자잘한 ‘삶’의 행위들이, 누군가가 마련해 둔 ‘죽음’이란 작품을 그려 내려 채워 나가는 낱낱의 지그소 퍼즐 조각은 아닐는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 여러분께 그 조각을 맞춰 볼 기회를 조심히 드려 봅니다.

출간일

전자책 : 2022-07-20

파일 형식

PDF(4.98 MB)

주제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