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골 나그네
김유정과부인 어머니와 서른이 가까운 떠꺼머리 총각이 살고 있는 깊은 산골 주막에 한 여자가 찾아든다. 거지에 가까운 행색이지만, 주인은 그녀에게 며칠 술 시중을 들게 하며 은근히 욕심을 낸다. 아들의 배필로 삼고 싶은 것이다. 술을 팔며 그녀가 큰 수입을 올려주자 주인은 본격적으로 그녀를 설득하여 마침내 아들인 덕돌이와 혼인을 치르게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사라진다. 은비녀는 두고, 덕돌의 옷을 훔쳐 사라진 것이다. 그녀에게는 폐허가 된 물레방앗간에 누워 있는 병든 남편이 있었다. 사정을 모르는 덕돌은 여인을 찾아 나서고, 여인은 훔쳐온 옷을 남편에게 입힌 뒤 밤길을 재촉하여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