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야
몽매“나를 빼놓고 잔치를 하더니, 온나라의 환술 도술꾼 들을 불러모아 아주 팔자가 좋구나!
먼저 뫼셔야 할 사람을 지척에 두고 몰라보았으니,
옳아, 그 죗값은 잔치 주인이 걸머져야겠다.”
나에게 세상은 ‘날 것’ 천지였다. 집안의 성주신이며 조왕신은 물론이고, 야심한 밤을 휘젓고 다니는 도깨비 떼며, 우물에 둥둥 떠 있는 손 같은 삿된 것까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나를 마을의 유지인 아버지는 걱정했다.
결국 열여섯이 되던 생일날, 아버지는 내 눈을 가려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용한 무당이며, 수행을 마친 고승, 이국의 신을 믿는 사람이 나를 진찰하는데, 서낭당 폐허에 사는 광인이 “스무 살이 되는 해에 작두에서 뛰다 발목이 잘려 죽을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고 사라진다.
“대낮의 귀로는 마찬가지로 귀로였다.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길은 홀린 듯 그렇게 이어졌다.”
그날 이후 아버지의 주도로 누에 치는 마을의 작두는 모두 사라지지만, 내 눈에 보이는 ‘날 것’과 ‘삿된 것’ 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 척하며 지내던 나에게도 곧 스무 살의 생일이 찾아오고, 함박눈이 내리던 날 찾아온 ‘여자’를 나는 홀린 듯 따라나서는데….
먼저 뫼셔야 할 사람을 지척에 두고 몰라보았으니,
옳아, 그 죗값은 잔치 주인이 걸머져야겠다.”
나에게 세상은 ‘날 것’ 천지였다. 집안의 성주신이며 조왕신은 물론이고, 야심한 밤을 휘젓고 다니는 도깨비 떼며, 우물에 둥둥 떠 있는 손 같은 삿된 것까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나를 마을의 유지인 아버지는 걱정했다.
결국 열여섯이 되던 생일날, 아버지는 내 눈을 가려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용한 무당이며, 수행을 마친 고승, 이국의 신을 믿는 사람이 나를 진찰하는데, 서낭당 폐허에 사는 광인이 “스무 살이 되는 해에 작두에서 뛰다 발목이 잘려 죽을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고 사라진다.
“대낮의 귀로는 마찬가지로 귀로였다.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길은 홀린 듯 그렇게 이어졌다.”
그날 이후 아버지의 주도로 누에 치는 마을의 작두는 모두 사라지지만, 내 눈에 보이는 ‘날 것’과 ‘삿된 것’ 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 척하며 지내던 나에게도 곧 스무 살의 생일이 찾아오고, 함박눈이 내리던 날 찾아온 ‘여자’를 나는 홀린 듯 따라나서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