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현대시의 장
한영옥시는 언표의 장(場) 위로 솟은 단어와 문장, 등이 모여들어 하나의 우주를 구축하는 특이한 담론이다. 그 특이함은 시 장르의 고유성과 관련한다. 한 우주에 합당한 단어를 고르고, 구절을 만들고, 문장을 만들어 어이가는 시적 주체는 그러한 담론 활동을 하게 하는 위치점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시는 시적 주체와 함께 각 위치점에 놓여지고, 그 위치점은 시의 장(場)을 형성한다. 혹은 장(場)이 위치점을 설정해 담론의 주체로 심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위치점은 끌어당겨지기도하고 밀쳐지기도 하면서 한 연관 속에서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한국 현대 시의 장(場)을 살펴본다. 한국현대시의 서정성을 정검하고 한국현대여성시의 넓이를 재어보고 있으며, 50년대 시인부터 90년대 시인까지의 작품을 함께 버무려 한국 현대시의 장(場), 그 실제에 접근한다. 또한 이 시대의 언저리에서 발표된 시나 출판된 시집으로 한국 현대시의 현장감을 살려낸다. 이곳, 저곳을 오가며 쓴 글을 책으로 묶은 저자는 장(場)이 생성과 소멸이 명멸하는 역동적 공간이며,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의 시야 속에서만 펼쳐진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