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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물들이는 작은 방의 기록
김유정
연약한 생명체들과 매일 마주하는 실험동물 관리사의 일상은 때로는 냉철한 객관성을, 때로는 따뜻한 감성을 요구한다. 수필집 「소리를 물들이는 작은 방의 기록」은 콘크리트 숲에 자리 잡은 18평 오피스텔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가꾸어가는 한 청년의 내밀한 기록이다. 작가는 실험실의 무균 공간에서 벗어나 천연 염색, ASMR 녹음, 캐스터네츠 연주와 같은 예술적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무지개를 그려간다. 노르웨이 숲 고양이 '나비'와 함께하는, 갓 독립한 청년의 복합적인 감정들이 도시의 작은 공간에서 물들고, 울리고, 꽃피운다.

일과 삶의 경계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은 때로 고단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작가의 시선은 섬세하고 따뜻하다. 실험실에서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생명체들에게 ASMR을 들려주며 마음의 위안을 찾는 모습, 비 오는 날 창가에서 캐스터네츠를 연주하며 스페인의 열정을 상상하는 순간,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던 가슴 벅찬 경험까지. 이 모든 순간들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철학적 사유와 내적 성장의 과정은 깊은 울림을 준다. 천연 재료로 스카프를 물들이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인내의 미학,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만들며 영원함과 순간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은 우리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한다.

도시의 건조한 일상 속에서도 자연의 감성을 잃지 않으려는 작가의 노력은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까지 확장된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 실험동물 복지와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직업적 가치관, 그리고 매월 20만원씩 모으며 그려가는 미래의 청사진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섬세한 감성과 성찰을 담아낸다. 특히 실험쥐를 관리하며 느끼는 직업적 거리와 정서적 연결 사이의 갈등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소리를 물들이는 작은 방의 기록」은 삶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포착하여 짧지만 강렬한 에세이로 담아낸 수필집이다. 첫 독립, 첫 월급, 반려동물과의 만남, 취미 생활의 발견 같은 평범한 이야기가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과 깊은 사유를 통해 특별한 울림을 갖게 된다. 코로나 시대에 메타버스로 생일을 맞이하고, 프리저브드 플라워로 시간을 멈추고, ASMR 소리로 치유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영감을 전할 것이다. 실험실과 오피스텔 사이, 과학과 예술 사이, 그리고 현실과 가상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찾아가는 한 청년의 소리와 색으로 물든 이야기가 여러분을 기다린다.

출간일

전자책 : 2025-03-04

파일 형식

ePub(1.16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