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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숲에도 봄이 옵니다
박수아
도시는 거대한 회색 물결이다. 쉴 새 없이 뻗어가는 고층 빌딩과 아스팔트, 한정된 공간에서 숨 가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그러나 도시계획가 박수아는 이 차갑고 딱딱한 콘크리트 숲에서도 생명의 숨결을 찾아낸다. 창틀 위의 다육식물부터 벽돌 틈새에서 피어난 민들레까지, 그녀의 섬세한 시선은 도시의 미세한 생명력을 포착한다. 「콘크리트 숲에도 봄이 옵니다」는 일상의 틈새에서 발견한 자연과의 만남을 담은 서른세 편의 기록이다. 몽실이라는 고양이의 눈을 통해 바라본 창문 풍경, 빗소리를 수집하는 작가의 특별한 취미까지, 이 책은 도시인이 놓치기 쉬운 자연의 작은 선물들을 정성스레 펼쳐 보인다.

회색 도시에서 녹색을 찾아 헤매는 작가의 여정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옥상정원을 가꾸는 손길, 고장 난 자전거 덕분에 발견한 느린 걷기의 가치, 안개 낀 아침 산책에서 맞이한 비현실적 풍경까지. 박수아는 도시와 자연 사이의 경계에 서서 두 세계를 잇는 다리를 놓는다. 한강의 계절 변화를 읽어내고, 마포대교의 제비 가족을 관찰하며, 지도에는 없는 서울의 숨겨진 숲길을 발견하는 그녀의 시선은 우리에게 일상을 다시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안동에서 불어오는 고향의 바람을 그리워하면서도, 서울의 골목길에 자신만의 식물 지도를 그려나가는 모습은 어디에 있든 자연과 교감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도시계획자로서 박수아의 고민은 더욱 깊다. 도면 속에 그려 넣는 나무 한 그루의 의미, 친환경 건축 이면에 숨겨진 딜레마,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직업적 고뇌가 책 곳곳에 스며있다. 3D 모델링으로 만든 가상의 나무와 실제 나무의 차이를 고민하고, 폐공장에 다시 찾아온 봄을 목격하며, 도시 개발로 단절된 생태 통로를 잇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은 그저 자연을 그리워하는 감상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기술과 자연, 개발과 보존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탐색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미래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콘크리트 숲에서도 봄을 발견할 수 있을까? 창틀 위의 작은 다육식물에서, 빗소리의 미묘한 차이에서,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의 반사광에서 작가는 그 답을 찾아간다. 가방 속 돋보기로 관찰하는 미세한 생명체, 서랍 속에 간직한 마른 꽃, 책상 위 조약돌 문진까지, 도시인의 일상에 스며든 자연의 흔적들. 네덜란드 교환학생 시절의 풍차 아래서부터 태풍 후의 황폐한 도시까지, 박수아가 들려주는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 각자의 기억 속에 잠든 자연을 일깨운다. 콘크리트 사이에서 피어나는 희망처럼, 이 책은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숨겨진 봄을 발견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출간일

전자책 : 2025-03-04

파일 형식

ePub(1.4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