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렬한 허기암과 요리의 계절
캐런 바빈 지음, 이주혜 옮김예순다섯에 ‘배아형 횡문근육종’이라는 희귀 자궁암을 진단받은 어머니를 돌본 캐런 바빈의 회고록이다. 암세포가 배아의 골격근과 닮아 ‘배아형’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암은 주로 10세 이하 어린아이에게 발병한다. 한때 바빈을 품었던 어머니의 자궁에 이제 종양이 분열하고 있고, 같은 시기 여동생의 뱃속에는 레몬만 한 크기의 태아가 자라고 있다. 이 책에 흐르는 절박한 허기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왜 하필 어머니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뱃속이 죽어버린 것 같다’는 어머니에게 무엇을 먹여야 하는지. 탄생과 파괴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을부터 모든 치료를 마친 이듬해 여름이 오기까지 바빈이 붙든 것은 다름 아닌 요리다. 어머니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만들기 위해 손끝으로 고기를 누르고, 묵직한 뼈를 우리고, 재료를 썰고 다지는 나날 가운데 바빈은 음식과 가족, 질병의 관계를 묻는다.
왜 나는 질병이라는 불확실성을 메우기 위해 음식 은유를 끌어오는가? 환자를 쉽게 지워버리는 의료 시스템에서 언어는 어떤 힘을 가지는가? 암이라는 부조리 앞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요리는 무너져 내리는 일상을 지탱하는 가장 구체적인 반복 행위이자 삶의 부조리를 해석하는 앎의 방식이다. 종교와 과학, 예술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계의 불협화음에 응답하듯 바빈은 요리로써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배운다.
왜 하필 어머니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뱃속이 죽어버린 것 같다’는 어머니에게 무엇을 먹여야 하는지. 탄생과 파괴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을부터 모든 치료를 마친 이듬해 여름이 오기까지 바빈이 붙든 것은 다름 아닌 요리다. 어머니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만들기 위해 손끝으로 고기를 누르고, 묵직한 뼈를 우리고, 재료를 썰고 다지는 나날 가운데 바빈은 음식과 가족, 질병의 관계를 묻는다.
왜 나는 질병이라는 불확실성을 메우기 위해 음식 은유를 끌어오는가? 환자를 쉽게 지워버리는 의료 시스템에서 언어는 어떤 힘을 가지는가? 암이라는 부조리 앞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요리는 무너져 내리는 일상을 지탱하는 가장 구체적인 반복 행위이자 삶의 부조리를 해석하는 앎의 방식이다. 종교와 과학, 예술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계의 불협화음에 응답하듯 바빈은 요리로써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