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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미국 최초의 여류 추리 소설가, 안나 캐서린 그린의 깔끔한 단편 미스터리.
여류 탐정으로 활동하는 바이올렛은 파티 도중 급한 호출을 받고, 비밀에 싸인 저택에 도착한다. 저녁 식사 도중 서류 한 페이지가 사라졌는데, 그 페이지와 관련된 사람들의 운명이 하룻밤 안에 그것을 되찾는 것이 달려 있다. 서류가 사라진 것은 밀실 안에서이고, 모든 사람들 역시 몸 수색을 당했으나 서류는 찾지 못했다.
간단한 트릭 이후에 또다른 미스터리로 이어지는 작가의 재치가 빛나는 중편 추리 소설.

<미리 보기>
그 광경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바이올렛은 한밤중을 지난 지 얼마 안 지난 시점에 자동차 안에서 그 광경을 지켜 보았다. 그녀처럼 젊은 여자가 보기에 적당한 모습은 아니었다. 짙게 그림자가 내린 거리의 끝에는 낯선 집 한 채가 서 있었고, 그 집의 현관으로 통하는 길 한가운데에, 젊은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녀는 도움을 구하는 듯한 몸짓으로 팔 다리를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바이올렛이 광경을 지켜 보는 사이 그녀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영향은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놀라움 때문에 바이올렛은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가 모험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경악했다는 사실은 이상한 것이었다. 친구들과의 파티에서 불려 나와서, 사건 조사 관련 부탁을 받은 후, 시골길을 수십 킬로미터 정도 달리면서, 뭔가 기이하고 비극적인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올렛 스트레인지는, 그토록 수많은 사건 경험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으로 쉽게 영향을 받는 유형이었다. 기억의 문이 열리고, 상상 속 복도를 희미하게 밝히고 있는 전등 빛이 갑자기 나타난 사람에 의해서 흐트러지자, 그녀는 목구멍을 잡아 채는 느낌을 받았다. 규정할 수 없는 공포가 몰려 왔다.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소리로도 흉내 낼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이 현상은 지나가버렸다. 그녀가 발을 땅바닥에 내딛자, 모든 상황이 변했다. 그녀의 기분은 평상시와 같이 평온해졌다. 여자가 사라진 장소에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이 남자는 그녀가 잘 알 뿐만 아니라, 그녀를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바이올렛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상황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쏘는 듯한 눈빛과 명쾌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가 앞으로 움직였다. 그녀를 기다리던 사람 앞에 서자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로저 업존이 그녀의 손을 잡아 악수했다.
"당신이었군요." 그녀가 소리쳤다. 미소를 지은 얼굴이 붉어지면서, 그가 그녀를 안으로 안내했다.
그는 즉시 설명과 사과가 뒤섞인 말을 시작했다. 그녀를 이렇게 불편한 곳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그 집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아주 심각한....... 뭔가 일이 일어났고, 아침이 되기 전까지 그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불행한 집에서 머무르고 있는 사람의 행복과 명예가 산산조각이 날 예정이었다. 그는 지금이 매우 늦은 시간이고, 그녀가 혼자서 이렇게 멀고도 외진 길을 운전해서 와야 했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신의 삶을 망쳐 버릴 지도 모를 문제를 거뜬히 해결해 준 그녀의 능력을 기억하고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파티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있군요." 그가 놀라서 소리쳤다. "당신 생각에는 여기에서....."
"파티에서 바로 왔어요. 춤을 추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당신 이야기를 들었어요. 집에 들르지도 않았죠.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고마움의 표정이 그의 얼굴에 감돌았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좀 더 냉정한,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딕비 양은....."
"내일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내일 결혼식을 올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왜 희망한다는 말을 쓰는 거죠?"
"여기 이 집에서 서류가 하나 사라졌어요. 그 서류를 되찾아야만 딕비 양이 내일을 결혼을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오늘 저녁 식사를 위해서 방문한 사람들이 집으로 가기 전에 찾아 내야만 해요."
바이올렛이 놀라서 탄성을 외쳤다.
"그렇다면 코넬 씨가....." 그녀가 말을 꺼냈다.
"우리는 코넬 씨를 철저하게 신뢰하고 있습니다." 로저가 잠시 말을 멈추고 머뭇거렸다. "하지만 그가 서류를 없애거나 자신이 가져가기를 원했을 것이라는 생각 역시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그리고 코넬 씨만이 그 서류를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었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딕비 양과 내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고, 그렇게 부유하지도 않은 코넬 씨가 자신의 결백함이 증명되지 않으면 내일 자신들의 결혼식장 문은 그대로 닫혀 있을 것이라고 말하게 된 이유이죠."
"하지만 그 잃어버렸다는 서류요..... 그것이 뭐죠?"

출간일

전자책 : 2017-03-21

파일 형식

ePub(775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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