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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수다
김발영
아들아, 지나고 보니 너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았다.
네가 자라오는 동안에 엄마와 아빠에게 준 즐거움은 세상의 어떤 기쁨과도 바꿀 수 없었다. 네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은 사소한 것이 되었단다. 아빠를 키우는 힘은 아들한테서 나온다.

자식은 누구나 자라면서 부모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하고 싶고, 부모가 한 말과 행동이 네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는 적용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동일하게 반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큰 줄기는 같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아들아, 지나고 보니 너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았다.
네가 없었다면 오늘의 아빠도 없었다. 네가 병원에서 첫울음을 터트릴 때,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너의 울음소리에 축하를 보내 주었다. 가만히 너를 지켜 보고 있는 나를 보고, 옆에 있던 한 나이 든 사람은 빨리 부모님께 전화부터 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나는 전화보다는 너의 울음소리와 너의 몸짓을 보는 데 더 열중해 있었다. 몇 번의 말을 듣고 난 뒤에 전화하려고 갔었다.

너는 눈이 안 좋아서 유치원 때부터 안경을 썼었지. 너무 어린 나이에 안경을 써서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지나는 모든 사람은 신기하게도 너에게 미소를 보내고 갔다. 안경은 낀 너의 모습은 많은 사람의 부러움과 귀여움을 받았지.

네 또래 중에서는 가장 먼저 롤러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었다. 네가 타는 모습을 보고 아파트에 롤러스케이트 타는 붐이 일기도 했었다.

아들아, 지나고 보니 너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았다.
어릴 때 네가 준 기쁨으로 네가 아빠에게 할 것은 다 했다고 본다. 이제는 너의 차례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손이다. 그리고 나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의 한 줄기를 이어갈 책임이 이제는 너에게 있다.

너와 함께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좁다 하며 다니곤 했었지. 너는 그때 너무 많이 다녀서 힘들다고 한 적도 있었다. 장거리 차를 타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아마 그때 너무 많이 다녔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많이 다녀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아빠의 지론이다. 보고, 듣고, 해보고, 느끼는 게 살아가면서 넓이와 깊이를 더해 가는 거로 생각한다. 같은 곳을 가더라도 시각을 달리하면 다른 것이 보이게 된단다.

아들아, 지나고 보니 너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았다.
초등학교 때에 네가 철봉에서 떨어졌던 적이 있었지. 태권도를 배우다가 발목의 아킬레스 부근이 다친 적도 있었다. 활달했던 네가 다치고 난 뒤에는 정적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차량의 키가 차 안에 있는 채로 문이 잠겨 고생한 적도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에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쉬워. 네가 대학교 때, 군대에 갔을 때쯤에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는 못했구나. 이제는 졸업을 앞두고 세상에 진출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네가 어릴 때 세상이 좁다 하고 뛰어다녔던 초심을 잊지 말아라. 세상은 만만하지는 않지만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다. 몇 번의 벽을 넘어가다 보면, 세상이 너의 발아래로 보일 거야. 힘들어도 그때까지는 뛰어 보렴.

어차피 해야 할 일은 미리 하면 편하다. 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내가 이것을 평생 하지 않고도 살 수 있을까?’를 자문해 보렴.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이 되면 미리 하는 게 좋다. 용납된 일에는 불평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불평은, 일을 더 어렵게 만들어서 노력해도 성과를 내기가 어렵게 만든다. 그러니 해야 할 일은 기꺼이, 당당하게 해보렴.

새로운 일을 할 때는 '나작지'라는 말을 기억하렴. '나부터 작은 것부터 지금 시작한다.'라는 말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된다. 너무 멀리 생각하여 지금을 소홀히 하지 마라.

세상의 모든 일은 쉽고, 작고, 하찮은 일을

출판사

유페이퍼

출간일

전자책 : 2022-02-14

파일 형식

PDF(44.58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