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지기 전에 단 하나의 이야기를
서연아 지음여기 한 소녀가 있다. 이름은 이미소. 나이는 열여섯. 보육원에서 자랐고, 두 번 입양 갔다가 두 번 파양 당했다. 학교는 여러 번 정학을 당한 끝에 자퇴했고, 술 담배를 했고,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여기까지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노는 애. 아니면 문제아. 아니면 양아치. 조금 점잖은 표현을 쓴다면 비행청소년. 아니면 ‘저런 애랑 어울리지 마’에서의 저런 애. “설탕에 개미가 꼬이듯, 가로등에 나방이 꼬이듯, 미소에게는 문제가 꼬였다.”
한 사람의 삶을 한 토막으로 잘라버리는 건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어서, 이 소녀가 벼랑 아래에서 발견됐을 때 모두가 의심 한 점 없이 이렇게 생각한다. 자살이라고. 그렇지만 미소에게는 한 문장으로 축약되지 않는, 축약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이. 사람들에게는 제각기 다른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손금처럼, 주름처럼, 눈동자처럼, 언뜻 보기에는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랄 만큼 다른 이야기인데….
한 사람의 삶을 한 토막으로 잘라버리는 건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어서, 이 소녀가 벼랑 아래에서 발견됐을 때 모두가 의심 한 점 없이 이렇게 생각한다. 자살이라고. 그렇지만 미소에게는 한 문장으로 축약되지 않는, 축약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이. 사람들에게는 제각기 다른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손금처럼, 주름처럼, 눈동자처럼, 언뜻 보기에는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랄 만큼 다른 이야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