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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앞에 무릎 꿇지 않을 자존심은 없다. 커버
밥 앞에 무릎 꿇지 않을 자존심은 없다.대가 치르지 않은 밥은 없다.
문영순
우리의 삶이라는 길에는 먹고사는 것이 없으면 안 되는 절대적인 조건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그런데 그 밥이라는 것은 한꺼번에 먹고 배부른 이후에는 안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먹어야 되고, 그것이 또 사람에게 탐욕을 부리게 하기도 한다. 삶은 곧 밥 한 숟가락의 전쟁이기도 하고, 폭력과 눈물이 되기도 한다. 사람에게는 서러움 당하지 않은 밥숟가락은 없다. 다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서야 밥은 내게로 오게 되는 것이 삶의 또한 질서이다. 어떻게 보면 사람은 밥 한 숟가락 먹겠다고 인생 내내 서러움을 당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지 않은가 한다. 밥이 내게 푸대접하던 날에 나의 서러움의 큼을 누가 알랴. 하늘도 맑고 땅도 말랐는데 내 머리 위로만 비가 내려 흠뻑 젖은 옷으로 걷는 것만 같았던 날에 나는 또 얼마나 서러웠던가. 갖은 멸시와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꾸역꾸역 그 밥을 먹어야만, 그 밥을 위해서 거기에 머물러야만 한다는 나의 비천함에 처해진 자신을 보아야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의 삶의 길에 있는 나만의 슬픔이 아니겠는가.

저자 문영순

출판사

유페이퍼

출간일

전자책 : 2024-03-27

파일 형식

ePub(5.47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