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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와 문명 인도양 무역망 확립과 말레이-이슬람 문명 교류 커버
인간의 역사와 문명 인도양 무역망 확립과 말레이-이슬람 문명 교류
최경민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잇는 해상 무역로는 세계 문명 교류의 대동맥이었다. 스리위자야 왕국에서 시작하여 말라카 술탄국으로 이어지는 해상 패권의 흐름 속에서, 아랍과 페르시아, 인도, 중국의 상인들은 믈라카 해협을 중심으로 거대한 교역망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하왈라 송금 제도와 무다라바 계약과 같은 이슬람 금융 시스템이 발달했으며, 바자르 말레이어라는 독특한 무역 언어가 형성되었다.

동남아시아 해안 도시들은 이슬람 문명과 현지 전통이 융합된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했다. 아체의 구눙 크란곤 모스크와 믈라카의 술탄 궁전에서 보이듯 페르시아와 무굴 제국의 건축양식이 현지화되었으며, 함자 판수리로 대표되는 수피즘 사상이 해안 이슬람의 사상적 토대를 이루었다. 페라나칸으로 알려진 해협 화인 사회의 바바뇨냐 문화는 이러한 다문화 융합의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번영은 16세기 이후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세력의 진출로 큰 변화를 맞는다. 반다 제도의 참극으로 상징되는 식민지 쟁탈전 속에서도 부기스족의 해상 무역과 같은 현지 상인들의 활동은 지속되었다. 믈라카 해법과 아마나트 해상법전의 제정은 이 시기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며, 이는 현대 동남아시아 해상 무역의 법적 토대가 되었다.

출간일

전자책 : 2025-01-13

파일 형식

ePub(853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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