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끝
김상빈거악을 바라보는 삶의 이야기
1923년. 관동대지진이라는 재앙 속에서 조선인들을 학살하는 남편을 목격한 오야코. 그녀는 식민지 조선으로 건너 가 남편 없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소문은 누가 낸 것일까. 그냥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지금껏 없었던 재난이 오면 증오해야 할 대상이 필요한 게 보통의 사람들인가. 그래서 내 책임이 아니라고 나의 불행은 우리 중 가장 가난하고 우리와 가장 다른 저 녀석들 때문이라고 퍼부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인가’
2천7백년 전, 열도의 조몬인들은 바다 건너온 사람들에게 인종청소를 당하는데, 한보름은 이들을 피해 열도의 북동쪽으로 향한다.
‘분명 짐승은 저들인데 왜 자신들이 짐승처럼 끌려가는가. 이것은 재난인가.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불행인가. 재난이나 불행이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가. 이렇다 할 고난과 불행과 갈등을 겪어 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는 목놓아 원망할 신도 없었다. 신은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므로, 고난을 경험하지 않은 자들에겐 아직 부를 만한 신이 없었다.’
1923년. 관동대지진이라는 재앙 속에서 조선인들을 학살하는 남편을 목격한 오야코. 그녀는 식민지 조선으로 건너 가 남편 없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소문은 누가 낸 것일까. 그냥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지금껏 없었던 재난이 오면 증오해야 할 대상이 필요한 게 보통의 사람들인가. 그래서 내 책임이 아니라고 나의 불행은 우리 중 가장 가난하고 우리와 가장 다른 저 녀석들 때문이라고 퍼부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인가’
2천7백년 전, 열도의 조몬인들은 바다 건너온 사람들에게 인종청소를 당하는데, 한보름은 이들을 피해 열도의 북동쪽으로 향한다.
‘분명 짐승은 저들인데 왜 자신들이 짐승처럼 끌려가는가. 이것은 재난인가.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불행인가. 재난이나 불행이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가. 이렇다 할 고난과 불행과 갈등을 겪어 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는 목놓아 원망할 신도 없었다. 신은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므로, 고난을 경험하지 않은 자들에겐 아직 부를 만한 신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