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검색
열 손가락 중 아홉으로 살아온 날들 커버
열 손가락 중 아홉으로 살아온 날들
박승수
저자 : 박승수, 편집 : 장희원(미래N북스)

나는 왜 내 이야기를 쓰기로 했는가?

나는 오래도록 손으로 살아왔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보다는, 톱과 망치를 쥐고 나무를 만지며 살아온 세월이 훨씬 길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일이 내게는 낯설고 어색하다.

그렇지만 언젠가부터 내 인생도 한 번쯤은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나 혼자 가슴에 묻고 지나가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강원도의 산골짜기에서 보낸 가난한 나날들, 남의 집에 보내졌다가 돌아오고, 욕과 싸움이 일상이던 집, 그 속에서 배움 대신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열세 살부터 망치를 잡았다. 목수라는 이름으로 세상과 마주했지만, 세상은 그 이름을 반기지 않았다.

배우지 못한 열등감, 낮은 자존감,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새끼손가락을 잃을 만큼 치열했던 노동, 그래도 나는 내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왔다. 기술 하나로, 내 가족을 먹여 살리고, 교회 강대상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가구를 손수 지었다.

그 과정을 아내가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누군가의 입소문으로 “기술 좋은 목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눌려 있던 무언가가 조금씩 살아났다.

이제는 내 손녀까지 함께하는 공방이 생겼고, 나는 내 이름을 걸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었다. 그 모든 시간이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

“그래도 잘 살아왔구나.”
이 글은 나 자신에게 쓰는 기록이고, 나처럼 가난하고 배우지 못해 위축되어 살았던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위로이기도 하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괜찮다’라는 한 마디로 전해질 수 있다면, 이 글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나무는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진다. 그리고 그 결 하나하나엔, 수많은 계절과 바람이 새겨져 있다. 이 책은 내 삶의 결을 따라간 이야기다.

출판사

유페이퍼

출간일

전자책 : 2025-04-13

파일 형식

PDF(9.22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