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팬 워처 2
심규선이 책은 동아일보 대기자이자 일본 전문가 심규선이 취재하고 쓴 한국 내 일본 연구 동향의 기록이다.
한국과 일본은 밀접하고, 한국은 일본을 정말로 알고 싶어 한다. 아시아나 글로벌 차원의 도전이 다가오면 한국 학계는 즉각 그 사건이 한일 간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나 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개최한다. 정치, 외교,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한일 관계는 매크로의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어학과 문학, 역사와 문화를 매개로 한 한일 관계는 반대로 마이크로의 세계이다. 이런 것까지 연구하나 싶을 정도로 어미 하나, 소설 하나, 사건 하나, 영화 하나를 놓고 진지하게 토론한다. 우리는 이 정도인데 일본은 한국의 무엇을 어떤 수준까지 연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한일 관계가 밀접하고, 아무리 상대방의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해도 요즘 한일 관계는 예전보다 훨씬 나쁘다. 이런 역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한국의 자신감과 일본의 자존심에 기반한 아이덴티티의 충돌, 중국의 대두와 냉전 해체 이후 달라진 국익의 차이, 수직적 상하 관계에서 수평적 대등 관계로의 전환, 인구 구성상 전쟁을 모르거나 전쟁 책임이 없는 전후 세대의 주류화 등 여러 이유를 거론하고 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그것은 한국 내에서 일본에 대한 연구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국익의 조정과 일본의 위상 저하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연구 분위기의 저하와 관심의 퇴조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 이것이 필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이다.
필자는 20여 년 이상 한일문제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서는 누가 한일문제에 관심이 크고, 누가 영향력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각종 일본 관련 연맹, 위원회, 협회, 기금, 재단, 포럼, 연구센터, 연구원, 연구소, 학회, 학과, 학술지, 학생 모임 등을 망라하고 있으나 조직이 하는 ‘일’보다 그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 연 8,000명 이상의 이름이 등장하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살아 움직인다는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집중해서 기술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한국과 일본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지, 그 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달리고 있는지, 그래서 서로를 버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인지를 조금이나마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과 일본은 밀접하고, 한국은 일본을 정말로 알고 싶어 한다. 아시아나 글로벌 차원의 도전이 다가오면 한국 학계는 즉각 그 사건이 한일 간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나 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개최한다. 정치, 외교,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한일 관계는 매크로의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어학과 문학, 역사와 문화를 매개로 한 한일 관계는 반대로 마이크로의 세계이다. 이런 것까지 연구하나 싶을 정도로 어미 하나, 소설 하나, 사건 하나, 영화 하나를 놓고 진지하게 토론한다. 우리는 이 정도인데 일본은 한국의 무엇을 어떤 수준까지 연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한일 관계가 밀접하고, 아무리 상대방의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해도 요즘 한일 관계는 예전보다 훨씬 나쁘다. 이런 역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한국의 자신감과 일본의 자존심에 기반한 아이덴티티의 충돌, 중국의 대두와 냉전 해체 이후 달라진 국익의 차이, 수직적 상하 관계에서 수평적 대등 관계로의 전환, 인구 구성상 전쟁을 모르거나 전쟁 책임이 없는 전후 세대의 주류화 등 여러 이유를 거론하고 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그것은 한국 내에서 일본에 대한 연구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국익의 조정과 일본의 위상 저하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연구 분위기의 저하와 관심의 퇴조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 이것이 필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이다.
필자는 20여 년 이상 한일문제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서는 누가 한일문제에 관심이 크고, 누가 영향력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각종 일본 관련 연맹, 위원회, 협회, 기금, 재단, 포럼, 연구센터, 연구원, 연구소, 학회, 학과, 학술지, 학생 모임 등을 망라하고 있으나 조직이 하는 ‘일’보다 그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 연 8,000명 이상의 이름이 등장하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살아 움직인다는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집중해서 기술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한국과 일본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지, 그 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달리고 있는지, 그래서 서로를 버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인지를 조금이나마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