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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에도 상처가 핀다
정원근
정원근 시인은 이 아픔과 고통의 기표를 감추거나, 빗대거나, 은유하거나, 환유하지 않는다. 그는 이런 것들을 애써 ‘아름다운 그림’으로 만들려 애쓰지 않는다. 그는 장식도 없이 눈물을 눈물이라 말하고, 슬픔을 슬픔이라 부르며, 허공을 허공이라 말한다. 그는 마치 베이컨의 고깃덩어리나 위트킨의 기형적 신체같이 슬픔과 절망을 있는 그대로 뱉어낸다.

그가 이런 정동들을 별다른 수식도 없이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은 그것들이 말 그대로 현실 자체의 물성物性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막의 수도사처럼 장식을 지운 채 슬픔이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견딘다. 그는 그가 견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안다. 그에게 시 쓰기란 일종의 고행이고 수행이다. 또한 정원근의 시들은 절망의 끝에서 시간을 건드리는 미적 형식들이다.

출판사

시와반시

출간일

종이책 : 2025-12-25전자책 : 2026-01-08

파일 형식

ePub(11.46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