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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커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중심 사랑의 재배열
김홍찬
이 책은 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 질문은 절대로 나를 피해 가지 않았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오래전 갈릴리 해변에서 베드로에게만 던져진 물음이 아니었다. 그 질문은 시간을 건너,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도 조용히 다가왔다. 나는 막다른 골목에서 더이상 피할 수 없었다.
성경에는 이런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예수께서는 그 말을 듣기 전에 이미 아셨다.
“그들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줄을 예수께서 곧 중심에 아시고…”
이 말은 예수님이 사람의 생각을 꿰뚫어 보셨다는 뜻이 아니다. 그분은 사람이 스스로도 속이고 있는 그 중심을 아셨다.
사실 나는 이미 들켜본 사람이다.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해 왔다. 입으로는 쉽게 고백할 수 있었다.
기도로, 찬양으로, 말로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수없이 말했다.
그러나 삶은 달랐다. 선택의 순간마다, 두려움이 밀려올 때마다, 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나의 중심은 주님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해 있었다.
나는 주님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님을 가장사랑한다고 말하기에는 그 솔직함 앞에서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질문 앞에 설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같은 감정이 올라온다. 부끄러움이다.
이 책은“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답을 주려는 글이 아니다. 신앙의 모범을 제시하려는 글도 아니고, 베드로를 이상화하려는 책도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한 인간이 주님 앞에서어떻게 자기 마음이 들켜지는지를 끝까지 따라가는 기록이다.
베드로는 주님을 사랑했다. 그의 고백은 진심이었고, 그의 헌신도 실제였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늘 섞여 있었다. 주님을 향한 사랑과 자기를 향한 사랑이 한 마음 안에 함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담대하게 고백했고, 용감하게 칼을 들었으며, 결국 두려움 앞에서 무너졌다.
바로 그 지점에서 주님은 베드로를 떠나지 않으셨다. 주님은 그를 꾸짖기보다 이미 알고 계셨다는 눈으로 바라보셨다.
이 책은 베드로의 삶을 따라가지만, 실제로는 한 질문이 한 인간의 중심을 어떻게 드러내고, 어떻게 무너뜨리고, 어떻게 다시 배열하는지를 끝까지 지켜보는 이야기다.
따를 때의 사랑은 무엇이었는가
무너질 때 드러난 사랑은 무엇이었는가
다시 부르실 때 주님이 묻고자 하신 것은 무엇이었는가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명을 먼저 묻지 않으셨다. 결심도, 각오도, 계획도 묻지 않으셨다. 오직 한 가지만 물으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정죄가 아니었다. 베드로를 무너뜨리기 위한 말씀이 아니었다. 이 질문은 이미 드러난 중심 위에서 다시 살리기 위한 질문이었고, 베드로의 사랑을 재정렬하기 위한 가장 깊은 부르심이었다.
이 질문은 베드로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을 쓰며 나는 자주 멈추어 섰다. 베드로를 해석하다가 어느 순간 나 자신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드로의 실패가 내 실패와 닮아 있었고,베드로의 눈물이 내 눈물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베드로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라, 베드로에게 던져진 질문이 오늘의 나에게까지 어떻게 도달했는지를 기록한 글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나는 과연 주님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있는가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다만 정직한 자리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재배열은 시작된다.
주님은 언제나 먼저 사람을 고치려 하지 않으신다. 행동을 바꾸라고 재촉하지도 않으신다. 주님은 먼저 묻고, 그 질문 앞에 사람이 서게 하신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영혼의 재배열은 되돌릴 수 없게 조용히 시작된다.
이 책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당신을 그 질문 앞에 잠시 멈추어 서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지금도 살아 있고, 오늘도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

출간일

전자책 : 2025-12-26

파일 형식

PDF(2.75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