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근대문학선: 그때 그 항구의 밤
이효석 지음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언제든지 마음속에 쉽게 떠오르는 그런 선명하고 충동적인 추억은 평생에 극히 적을 듯하다. 지난 생활과 기억이란 잊혀지기 쉬운 것이며 ─ 하기는 커다란 잊음 없이 인생은 살 수 없는 것이나 ─ 기쁨도 괴롬도 봉변도 흥분도 마음속에 오래 묵지는 않는다.
지난날의 일기장이 가끔 한 개의 발견이 되고 새로운 인생의 창조같이 보이고 신선한 흥분을 가져옴은 그런 까닭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지금 공칙히 항구의 일기장이 없다. 추억의 제목으로 곰곰이 가방 속을 들칠 수밖에는 없다. 풀숲의 밤송이같이 보살펴 찾아야만 눈에 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