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근대문학선: 뛰어들 수 없는 거울 속 세계
이효석 지음호화로운 저택의 객실 같기도 하고 만 톤급 기선의 살롱 같기도 한 커다란 사치한 방이나 손님이 아닌 나는 어떻게 하여 그 속에 뛰어 들어갔는지 물론 모른다 괴이한 것은 . 방 한편 벽이 전면 거울로 된 것이다. 거울이면서도 맞은편 벽과 방안을 비취어 내는 법 없이 일면 희고 투명한 거울 ⎯ 그러면서도 사람의 자태만은 비취어 주는 일종 무한의 세계로 통하는 야릇한 문과도 같은 그런 거울이었다. 거울 속에 뚜렷이 솟아 선 자신의 자태를 눈부신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그 넓은 스크린 속에는 돌연히 한 사람의 소녀가 어디선지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