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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봄비스의 지하묘 커버
요봄비스의 지하묘크툴루 신화 연대기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러브크래프트 서클”은 H. 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요봄비스의 지하묘The Vaults of Yoh-Vombis」는 화성을 배경으로 SF와 호러를 결합한 작품인데요. 작품마다 기발한 제목을 선호했던 스미스가 원래 구상했던 작품명은 「아보미의 지하묘The Vaults of Abomi」였고, 배경이나 등장인물도 화성과는 관련이 없는 “멸망해가는 세계”와 “미지의 종족”이었다죠. 나중에 「화성의 실생 식물Seedling of Mars」을 집필하면서 화성에 대한 관심과 자극이 생겨서 「요봄비스의 지하묘」 배경도 화성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작품은 SF, 호러, 판타지를 혼합하여 스미스 특유의 장르로 재생산하는 좋은 예에 속합니다. 또한 스미스가 보여주는 공포의 백미이자 최고봉으로도 꼽히는데요. 린 카터(Linwood Vrooman Carter)는 나중에 출간된 스미스의 작품집 『지카프』의 서문에서 이 작품에 대해 “스미스식 독특한 장르의 이상적인 전범”, 도널드 시드니프라이어(Donal Sidney-Fryer)는 “스미스 작품 중에서 가장 완벽한 호러”라고 평했습니다. 아울러 스미스의 문체와 주제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겐 여러모로 최적의 작품일 듯 합니다.

지구인 원정대가 화성의 폐허 도시 ‘요봄비스’를 탐사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현 화성인인 ‘아이하이’ 족은 자신들의 조상인 ‘요리’ 족의 멸종 과정과 요봄비스의 지하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화성인 가이드들도 꺼려하는 상황에서 지구인들끼리 영겁의 지하묘지로 들어갑니다. 지구인들은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유일한 생존자인 ‘세번’이 그 공포의 현장을 전하지만 그 역시도 이미 요봄비스 기생체의 숙주가 된 상태입니다.

애초에 「요봄비스의 지하묘」를 비롯한 스미스의 화성 연작들은 크툴루 신화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었는데요. 동료 작가들이 화성인 아이하이 족, 요리 족, (머리에 들러붙는) 거머리 기생체 등을 크툴루 유니버스에 차용하면서 관련을 맺게 되고, 크툴루 롤플레잉 게임에도 포함됩니다.

지은이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Clark Ashton Smith)
1893년 1월,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했다. 11세 때 동화, 13세 때에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병약한 체질과 대인기피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정규 학교를 떠나 홀로 독서에 매진하며 독학하였는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비롯하여 여러 사전을 거의 암기하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스미스는 17세 때인 1910년에 《오버랜드 먼슬리 Overland Monthly 》를 통하여 두 편의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1911년과 1912년에 각각 한 편씩 보스턴의 문학지에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이 즈음에 몇 편의 시가 《오번 저널》을 비롯한 지역 잡지에 발표되었고, 이를 계기로 조지 스털링이 그의 멘토가 된다. 1912년 19세의 나이로 첫 시집 『별을 밟는 자The Star-Treader and Other Poems』를 출간해 일약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이 시집은 “셰익스피어, 키츠, 셸리의 전통을 잇는 가장 위대한 미국 시인”이라는 찬사와 “불길하고” “송장을 파먹는 악귀” 같다는 일각의 혹평을 동시에 불러왔다. 이 시집이 괜찮은 판매고를 올리며 꾸준히 시집을 발표하게 되는데, 러브크래프트는 1923년에 그의 시집을 읽고 “영어권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상상력의 상찬”이라고 극찬하면서 먼저 편지를 보냄으로써 오랜 문우 관계의 물꼬를 텄다. 두 작가는 서로의 창조물을 주고니 받거니 각자의 작품에 차용하는데, 스미스는 러브크래프트의 주제를 자신만의 색채로 변주하고 발전시킴으로써 “스미스 신화(클라크 애슈턴 스미소스 Clark Ashton Smythos)”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이 즈음부터 왕성하게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25년에 「욘도의 흉물들」이 완성되었고, 이듬해인 1926년 봄에 《오버랜드 먼슬리》에 실렸다. 1926년에는 《위어드 테일스》에 「아홉 번째 해골 The Ninth Skeleton 」을 발표한다. 이 즈음 그의 멘토이자 우상이었던 조지 스털링이 자살하며 큰 충격을 받는다. 1929년에서 1937년까지는 거의 한 달에 한편 꼴로 100편 가량의 단편과 중편을 완성했다. 이중에서 절반가량이 지속적으로《위어드 테일스》에 발표되었다. 특히 1930년에서 34년 사이는 러브크래프트와 로버트 E. 하워드와 더불어 《위어드 테일스》의 전설적인 삼인방 시대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이후 양친의 사망과 로버트 E. 하워드의 권총 자살, 러브크래프트의 사망 등 연이은 충격으로 인해 창작 활동이 급격히 줄어든다. 1954년에 결혼한 후, 거의 글을 쓰지 않고 정원사로 일을 하며 여생을 보냈다. 1961년 잠자는 도중에 향년 68세로 숨졌다. 스미스는 보기 드문 독창성을 지닌 작가로 근래에 재조명되고 있으며, 100여 편에 달하는 그의 단편소설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공간에 따라 하이퍼보리아Hyperborea(원시) 연작, 아베루아뉴Averoigne(중세) 연작, 조티크Zothique(미래) 연작, 포세이도니스Poseidonis(고대) 연작, 지카프Xiccarph(외계) 연작, 화성Mars 연작으로 나뉜다.

옮긴이 미스터고딕 정진영
함께 기획하고 번역하는 팀이다. 미스터 고딕은 생업을 하며 틈틈이 준비해 온 원고들로 전자책을 만들고 있다. 고딕 호러와 러브크래프트를 좋아하지만, 때때로 현실과 일상이 더 공포스럽다고 생각하곤 한다. 숨은 보석 같은 작가와 작품을 만날 때 특히 기쁘다. 그런 기쁨을 출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정진영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들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검은 수녀들』, 『잭 더 리퍼 연대기』, 『광기를 비추는 등대 라이트하우스』 등을 번역했다.

출판사

바톤핑크

출간일

전자책 : 2024-08-23

파일 형식

ePub(6.66 MB)

주제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