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평과 전망 제 8호
새움출판사 편집부 지음2004년 상반기 『비평과전망』 제8호에서는 ‘콤플렉스 없는’ 세대의 희망과 ‘자기화’한 민족담론의 창안을 말한다. 식민화와 분단, 유신?군부독재를 지나온 세대들에게 ‘민족’과 ‘역사’는 무거운 죄의식이나 부채의식을 안겨주는 윤리적 자기탐문의 대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의 세대들에게 그것은 중압감의 대상도 콤플렉스의 대상도 아니다. 이른바 디지털이라는 정보와 속도, 자본 중심으로 재편된 현실의 역학관계와 시?공간적 특수성의 입장을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새롭게 재조정해야 할 주체적 자기화의 담론일 뿐이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마련된 기획특집은 <‘콤플렉스 없는' 민족담론을 지향한다>이다. 민족이라는 담론이 환기시키는 다면적 의미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면서 그것의 현재적 유효성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도이다. 문학, 역사, 철학,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섯 필자의 글을 실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 국문학자 하정일, 역사학자 김성환, 영문학자 장시기, 철학자 김영민의 글이 그것이다. 그 중 50년대부터 진보적 민족담론을 선진적으로 주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문학계에서 철저히 묻혀 있다시피 했던 문학평론가 최일수를 복원, 조명하고 있는 이명원의 글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최일수 비평 복권론
[한겨레 2004-07-02 18:07]
?최일수를 아시나요?
1950년대의 ?선구적? 민족문학론자인 평론가 최일수(1924~95)의 문학적 복권을 주창하는 글이 발표되었다. 소장 평론가이자 연구자인 이명원씨가 반년간 문학지 〈비평과 전망〉 제8호에 기고한 〈최일수 비평의 복원과 재구성의 방향에 관한 시론〉이 그것이다.
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현대문학과 민족의식〉으로 등단한 최일수는 생전에 〈현실의 문학〉 〈민족문학신론〉 〈분단헐기와 고루살기의 문학〉 등 세 권의 평론집을 내놓았다. 등단 이전의 행적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데다, 생전의 그가 이렇다 할 문단 내 조직이나 활동에도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평단에서도 그다지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이명원씨 말로는, 최일수의 비평은 해방 직후 임화 등이 제기한 민족문학론과 1970년대 이후 백낙청씨 등이 주도한 민족문학론 사이의 ?단절?을 메워 줄 ?잃어버린 고리?로 평가된다. ?민족문학의 현대적 정신은 민족적 자주정신의 ?모티프?를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리얼리즘?과 결합?된다며 ?민족적 리얼리즘?을 주창한 등단 평론의 정신은 그의 평론 세계를 관통한 화두와도 같았다.
그럼에도 이어령과 유종호씨 등 ?전후세대? 비평가들은 물론 염무웅씨로 대표되는 4?19 세대 비평가들, 특히 〈창작과 비평〉을 중심으로 활동한 민족문학론자들조차도 최일수 비평의 의미를 평가하는 데 인색하다는 것이 이명원씨의 문제의식이다. 이씨는 이런 상황이 ?민족문학론자들의 비평사적 전통에 대한 자의식의 결핍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문단의 역학관계 또는 문단정치학도 얼마간 개입되어 있는 것?이라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어령씨와 유종호씨가 각각 〈문학사상〉과 〈세계의 문학〉이라는 매체를 통해 발언했고, 4?19 세대는 그들대로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지성〉이라는 잡지를 보유했던 데 비해, ?최일수를 비롯한 전후의 사회파 비평가들은 ?순수문학?을 발행이념으로 하는 〈현대문학〉과 어정쩡하게 동거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매체환경에 봉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른바 ?문협정통파?에도 속하지 않고 ?전후세대?로 규정하기도 어려운 ?낀세대?로서의 정체성 부재 역시 최일수 비평의 정당한 평가를 가로막아 왔다는 것이 이명원씨의 판단이다.
더 나아가 이씨는 ?이론의 ?상대적인 선진성?이 오히려 논의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을 막았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최일수가 50년대 중후반이라는 엄혹한 시절에 과감하게도 진보적인 문학론을 전개함으로써 거꾸로 외면당했으리라는 것이다.
이씨는 일찍이 〈김현 문학비평 연구〉(서울시립대 석사논문, 1999)에서 김현으로 대표되는 4?19 세대 비평가들이 앞선 세대인 50년대 비평가들을 상대로 한 ?인정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최일수 비평에 대한 복권을 주창한 이번 글 역시 ?4?19 세대에 의해 혹독하게 평가절하된 50년대 비평 및 문학에 대한 개방적인 재평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어 후속 논의가 주목된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마련된 기획특집은 <‘콤플렉스 없는' 민족담론을 지향한다>이다. 민족이라는 담론이 환기시키는 다면적 의미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면서 그것의 현재적 유효성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도이다. 문학, 역사, 철학,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섯 필자의 글을 실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 국문학자 하정일, 역사학자 김성환, 영문학자 장시기, 철학자 김영민의 글이 그것이다. 그 중 50년대부터 진보적 민족담론을 선진적으로 주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문학계에서 철저히 묻혀 있다시피 했던 문학평론가 최일수를 복원, 조명하고 있는 이명원의 글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최일수 비평 복권론
[한겨레 2004-07-02 18:07]
?최일수를 아시나요?
1950년대의 ?선구적? 민족문학론자인 평론가 최일수(1924~95)의 문학적 복권을 주창하는 글이 발표되었다. 소장 평론가이자 연구자인 이명원씨가 반년간 문학지 〈비평과 전망〉 제8호에 기고한 〈최일수 비평의 복원과 재구성의 방향에 관한 시론〉이 그것이다.
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현대문학과 민족의식〉으로 등단한 최일수는 생전에 〈현실의 문학〉 〈민족문학신론〉 〈분단헐기와 고루살기의 문학〉 등 세 권의 평론집을 내놓았다. 등단 이전의 행적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데다, 생전의 그가 이렇다 할 문단 내 조직이나 활동에도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평단에서도 그다지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이명원씨 말로는, 최일수의 비평은 해방 직후 임화 등이 제기한 민족문학론과 1970년대 이후 백낙청씨 등이 주도한 민족문학론 사이의 ?단절?을 메워 줄 ?잃어버린 고리?로 평가된다. ?민족문학의 현대적 정신은 민족적 자주정신의 ?모티프?를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리얼리즘?과 결합?된다며 ?민족적 리얼리즘?을 주창한 등단 평론의 정신은 그의 평론 세계를 관통한 화두와도 같았다.
그럼에도 이어령과 유종호씨 등 ?전후세대? 비평가들은 물론 염무웅씨로 대표되는 4?19 세대 비평가들, 특히 〈창작과 비평〉을 중심으로 활동한 민족문학론자들조차도 최일수 비평의 의미를 평가하는 데 인색하다는 것이 이명원씨의 문제의식이다. 이씨는 이런 상황이 ?민족문학론자들의 비평사적 전통에 대한 자의식의 결핍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문단의 역학관계 또는 문단정치학도 얼마간 개입되어 있는 것?이라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어령씨와 유종호씨가 각각 〈문학사상〉과 〈세계의 문학〉이라는 매체를 통해 발언했고, 4?19 세대는 그들대로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지성〉이라는 잡지를 보유했던 데 비해, ?최일수를 비롯한 전후의 사회파 비평가들은 ?순수문학?을 발행이념으로 하는 〈현대문학〉과 어정쩡하게 동거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매체환경에 봉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른바 ?문협정통파?에도 속하지 않고 ?전후세대?로 규정하기도 어려운 ?낀세대?로서의 정체성 부재 역시 최일수 비평의 정당한 평가를 가로막아 왔다는 것이 이명원씨의 판단이다.
더 나아가 이씨는 ?이론의 ?상대적인 선진성?이 오히려 논의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을 막았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최일수가 50년대 중후반이라는 엄혹한 시절에 과감하게도 진보적인 문학론을 전개함으로써 거꾸로 외면당했으리라는 것이다.
이씨는 일찍이 〈김현 문학비평 연구〉(서울시립대 석사논문, 1999)에서 김현으로 대표되는 4?19 세대 비평가들이 앞선 세대인 50년대 비평가들을 상대로 한 ?인정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최일수 비평에 대한 복권을 주창한 이번 글 역시 ?4?19 세대에 의해 혹독하게 평가절하된 50년대 비평 및 문학에 대한 개방적인 재평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어 후속 논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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