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숙자 옮김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요소가 깃든 소설 《등대로》의 줄거리 구조는 간단하다. 등대에 놀러 가기로 했으나 날씨가 나빠 가지 못한 가족이 있고, 이 가족은 10년 후 어머니가 죽은 후 다시 한번 등대로 향한다. 그리고 가족 곁에 머물며 그들을 관찰하는 또 다른 사람 한 명이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게 전부다. 나머지는 섬세하고 풍부하며 종잡을 수 없는 것들, 즉 버지니아 울프가 의식의 흐름과 모더니즘의 기법으로 써 내려간 것들이 채운다. 그러나 혁신적 기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세계에 머문다는 것, 그리고 이 사실이 그들이 세상을 인식하고 주변인을 돌보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것 말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남자와 여자, 사실의 세계와 관계의 세계를 나누고, 두 세계의 균형이 비대칭적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나아가 이들이 자리한 권력관계를 깊이 있게 파헤쳐 전복의 지점들을 마련해놓는다. 이 작품을 통해, ‘자립적인 남성’과 ‘의존적인 여성’이라는 전통적 성별 구도는 깨진다. 오히려 모든 것이 ‘여성적’ 방식으로 관장되고 있다는 사실이 은은하게, 그러나 첨예하게 드러난다. 《등대로》가 선구적 페미니스트이자 손꼽히는 모더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버지니아 울프는 남자와 여자, 사실의 세계와 관계의 세계를 나누고, 두 세계의 균형이 비대칭적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나아가 이들이 자리한 권력관계를 깊이 있게 파헤쳐 전복의 지점들을 마련해놓는다. 이 작품을 통해, ‘자립적인 남성’과 ‘의존적인 여성’이라는 전통적 성별 구도는 깨진다. 오히려 모든 것이 ‘여성적’ 방식으로 관장되고 있다는 사실이 은은하게, 그러나 첨예하게 드러난다. 《등대로》가 선구적 페미니스트이자 손꼽히는 모더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