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물 너머색으로 읽는 공포와 공상 (블랙)
새뮤얼 러더퍼드 크로켓“색즉시공” 시리즈는 색으로 읽는 공포와 공상을 주제로 한다. 특정 색을 중심으로 하거나 여러 색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공포와 공상을 전하려고 한다.
「검은 물 너머 A Cry Across The Black Water」는 작가 사무엘 러더퍼드 크로켓이 왜 감상적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되고 잊혔는지, 왜 근래에 재평가되고 주목도를 높이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단편이다. 크로켓은 당대 스코틀랜드의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가 쉽게(?) 사라진 작가다. 물론 국내에는 예나지금이나 그냥 생소한 작가다. 그러나 그는 꽤나 흥미로운 키워드를 가진 작가다. 타자기를 글쓰기 작업에 최초로 도입한 작가, 최초의 자동차 추격 장면을 묘사한 작가(확정이 아닌 추정), J. R. R. 톨킨의 늑대인간 와르그(Wargs)에 영감을 준 작가. 이런 크로켓의 문학은 감상적이란 꼬리표를 극복하지 못하고 내리막으로 접어든다.
「검은 물 너머」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감상적 로맨스이고 치정 복수극일지 모른다. 이 단편이 나온 지 130년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시대의 작품들(특히 고딕 소설들)과 비교해 꽤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스코틀랜드의 ‘갤러웨이(Galloway)’ 지역을 문학적 배경으로 널리 소개한 작가답게, 「검은 물 너머」 또한 갤러웨이의 디 강과 켄 호수를 배경으로 한다. 강물이 어둡다 못해 검게 보이는 디 강과 맑은 켄 호수가 만나는 경계, 잔물결조차 일지 않는 깊고 기름진 일명 “검은 물 웅덩이”다. 이 단편은 이 검은 물의 기억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정치가 지망생이자 야망은 물론 바람기까지 두루 넘치는 귀공자풍의 청년, 그레고리 제프레이. 젊고 순박한 아가씨로 나루터의 거친 뱃사공 일을 능란하게 해내는 그레이스 앨런. 그리고 부모 잃은 그레이스를 자식처럼 키워온 두 이모 (말 많은) 바버라 앨런과 (말 없는) 애니 앨런. 이들 중에서 누군가는 검은 물의 기억을 잊고자 하고, 누군가는 죽어서도 잊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예정되지 않은 치명적인 운명 앞에 서 있다. 누군가는 검은 물에 빠져서, 누군가는 검은 물의 기억에 빠져서.
강을 건너는 나룻배에서 만난 남자와 여자. 그곳에 잠시 일이 있어 들른 전도유망한 한 남자 그레고리에게 사랑은 한순간 짜릿한 불장난이고, 남자와 사랑이 처음이었던 여자 그레이스에겐 영혼을 울리는 부름이다. 풋풋한 로맨스에서 서서히 검은 물의 색감과 분위기에 맞게 서늘한 공포로 선회하는 후반부, 이제부터 고딕으로 읽어도 좋은 시간이다. 고딕의 검은 물 위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그레이스의 죽음이다.
작가 크로켓의 문학을 꿰뚫는 일관된 궤적 중에 하나는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시각과 방식이다. 이는 작가의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대 여성, 농민, 아동 등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며 때로는 신분 문제를 단호하게 파고든다. 그래서 재조명되는 그의 작품들은 고딕 소설의 가장 밝은 각광을 받기도 한다. 물론 검은 물 속엔 죽음과 공포, 신념과 이념 그 이상의 다양한 해석들이 잠겨 있다.
지은이 사무엘 러더퍼드 크로켓(Samuel Rutherford Crockett)
스코틀랜드의 작가. 갤러웨이 인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농장 생활을 한 것이 훗날 문학 작품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876년에 에든버러 대학교의 갤러웨이 장학금을 받고 문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지만, 정작 졸업은 같은 대학에 재입학한 신학대를 통해서였다. 1886년 신학대 졸업과 동시에 목사로 부임했지만 1895년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목사직을 사임했다. 크로켓은 평생 70편에 가까운 소설을 쓴 다작 작가이자 당대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여성, 농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비중 있게 다룬 작가였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저평가되고 잊혀졌다. 근래 활발한 재평가 작업에 힘입어 특히 사망 100주기인 2014년 ‘갤러웨이 컬렉션’ 32권이 출간됐다.
옮긴이 미스터고딕 정진영
함께 기획하고 번역하는 팀이다. 미스터 고딕은 생업 틈틈이 전자책을 만들고 있다. 숨은 보석 같은 작가와 작품을 만날 때 특히 기쁘다. 정진영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들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검은 수녀들』, 『잭 더 리퍼 연대기』, 『광기를 비추는 등대 라이트하우스』 등을 번역했다.
「검은 물 너머 A Cry Across The Black Water」는 작가 사무엘 러더퍼드 크로켓이 왜 감상적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되고 잊혔는지, 왜 근래에 재평가되고 주목도를 높이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단편이다. 크로켓은 당대 스코틀랜드의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가 쉽게(?) 사라진 작가다. 물론 국내에는 예나지금이나 그냥 생소한 작가다. 그러나 그는 꽤나 흥미로운 키워드를 가진 작가다. 타자기를 글쓰기 작업에 최초로 도입한 작가, 최초의 자동차 추격 장면을 묘사한 작가(확정이 아닌 추정), J. R. R. 톨킨의 늑대인간 와르그(Wargs)에 영감을 준 작가. 이런 크로켓의 문학은 감상적이란 꼬리표를 극복하지 못하고 내리막으로 접어든다.
「검은 물 너머」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감상적 로맨스이고 치정 복수극일지 모른다. 이 단편이 나온 지 130년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시대의 작품들(특히 고딕 소설들)과 비교해 꽤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스코틀랜드의 ‘갤러웨이(Galloway)’ 지역을 문학적 배경으로 널리 소개한 작가답게, 「검은 물 너머」 또한 갤러웨이의 디 강과 켄 호수를 배경으로 한다. 강물이 어둡다 못해 검게 보이는 디 강과 맑은 켄 호수가 만나는 경계, 잔물결조차 일지 않는 깊고 기름진 일명 “검은 물 웅덩이”다. 이 단편은 이 검은 물의 기억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정치가 지망생이자 야망은 물론 바람기까지 두루 넘치는 귀공자풍의 청년, 그레고리 제프레이. 젊고 순박한 아가씨로 나루터의 거친 뱃사공 일을 능란하게 해내는 그레이스 앨런. 그리고 부모 잃은 그레이스를 자식처럼 키워온 두 이모 (말 많은) 바버라 앨런과 (말 없는) 애니 앨런. 이들 중에서 누군가는 검은 물의 기억을 잊고자 하고, 누군가는 죽어서도 잊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예정되지 않은 치명적인 운명 앞에 서 있다. 누군가는 검은 물에 빠져서, 누군가는 검은 물의 기억에 빠져서.
강을 건너는 나룻배에서 만난 남자와 여자. 그곳에 잠시 일이 있어 들른 전도유망한 한 남자 그레고리에게 사랑은 한순간 짜릿한 불장난이고, 남자와 사랑이 처음이었던 여자 그레이스에겐 영혼을 울리는 부름이다. 풋풋한 로맨스에서 서서히 검은 물의 색감과 분위기에 맞게 서늘한 공포로 선회하는 후반부, 이제부터 고딕으로 읽어도 좋은 시간이다. 고딕의 검은 물 위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그레이스의 죽음이다.
작가 크로켓의 문학을 꿰뚫는 일관된 궤적 중에 하나는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시각과 방식이다. 이는 작가의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대 여성, 농민, 아동 등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며 때로는 신분 문제를 단호하게 파고든다. 그래서 재조명되는 그의 작품들은 고딕 소설의 가장 밝은 각광을 받기도 한다. 물론 검은 물 속엔 죽음과 공포, 신념과 이념 그 이상의 다양한 해석들이 잠겨 있다.
지은이 사무엘 러더퍼드 크로켓(Samuel Rutherford Crockett)
스코틀랜드의 작가. 갤러웨이 인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농장 생활을 한 것이 훗날 문학 작품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876년에 에든버러 대학교의 갤러웨이 장학금을 받고 문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지만, 정작 졸업은 같은 대학에 재입학한 신학대를 통해서였다. 1886년 신학대 졸업과 동시에 목사로 부임했지만 1895년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목사직을 사임했다. 크로켓은 평생 70편에 가까운 소설을 쓴 다작 작가이자 당대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여성, 농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비중 있게 다룬 작가였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저평가되고 잊혀졌다. 근래 활발한 재평가 작업에 힘입어 특히 사망 100주기인 2014년 ‘갤러웨이 컬렉션’ 32권이 출간됐다.
옮긴이 미스터고딕 정진영
함께 기획하고 번역하는 팀이다. 미스터 고딕은 생업 틈틈이 전자책을 만들고 있다. 숨은 보석 같은 작가와 작품을 만날 때 특히 기쁘다. 정진영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들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검은 수녀들』, 『잭 더 리퍼 연대기』, 『광기를 비추는 등대 라이트하우스』 등을 번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