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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 커버
김유정 지음
들고 나갈 거라곤 인제 매함지박과 키쪼각이 있을 뿐이다.

그 외에도 체랑 그릇이랑 있긴 좀 허나 깨어지고 헐고 하여 아무짝에도 못쓸 것이다. 그나마 들고 나설려면 안해의 눈을 기워야 할 터인데 맞은쪽에 빠안히 앉았으니 꼼짝할 수 없다.

허지만 오늘도 밸을 좀 긁어놓으면 성이 뻗쳐서 제물로 부르르 나가 버리리라―――아랫목의 근식이는 저녁상을 물린 뒤 두 다리를 세워안고 그리고 고개를 떨어친 채 묵묵하였다. 왜냐면 묘한 꼬투리가 있음직하면서도 선뜻 생각키지 않는 까닭이었다.

웃방에서 내려오는 냉기로 하여 아랫방까지 몹시 싸늘하다. 가을쯤 치받이를 해두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천장에서는 흙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찬 바람은 새어든다.

헌 옷대기를 들쓰고 앉아 어린 아들은 하룻전에서 킹얼거린다.

안해는 이 아이를 얼르며 달래며 부지런히 감자를 구워 먹인다. 그러나 다리를 모로 늘이고 사지를 뒤트는 양이 온종일 방아다리에 시달린 몸이라 매우 나른한 맧이었다. 손으로 가끔 입을 막고 연달아 하품만 할 뿐이었다.

한참 지난 후 남편은 고개를 들고 안해의 눈치를 살펴 보았다. 그리고 두터운 입술을 째그리며 바로 데퉁스러이

"아까 낮에 누가 왔다 갔지유―――" 하고 심심히 받으며 들떠보도 않는다.

출판사

도디드

출간일

전자책 : 2019-04-05

파일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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