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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잉크 커버
하얀 잉크여성이라는 괴물, 어머니라는 유령,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캐럴라인 해굿 지음, 최리외 옮김
미국 문단의 주목받는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하얀 잉크』가 국내 첫 출간되었다. 해굿은 에세이, 회고록, 시, 논문을 섞는 형식 실험을 통해 여자-엄마-작가로서의 일견 자연스럽지만 혼란스럽고,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그리며 여성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급진적으로 확장한다. 언어로 발산되리라는 희망조차 없이 갇혀 있던 욕망과 고통, 여성성과 모성에의 양가성을 섬세히 포착하는 이 책은 경험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경험을 담는 언어의 층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어떤 순간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순간을 쓰는 것은 가능할까? 『하얀 잉크』는 여성성과 모성, 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편 예술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해굿은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시공간의 경험을 하나의 글에 병존하는 혼종적인 글쓰기를 통해 단선적인 남성 언어의 바깥에 여성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얀 잉크』를 쓰던 시기에 함께 집필한 논문 「바라보는 여성」을 차용하여 ‘연구 계획’, ‘방법론’, ‘문헌 검토’ 등의 제목 아래 에세이를 배치한 것은 일종의 형식 비틀기로, 논문의 외형을 취하지만 대부분 개인적 서사가 중심인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굿이 ‘시적인 에세이’(lyric essay)의 한 부류라고 말한 이 형식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해체하고 여성의 경험을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서술하기 위한 실험이자, 에세이라는 예술에서 자기만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실천이다.

출판사

녹스

출간일

종이책 : 2026-04-10전자책 : 2026-04-24

파일 형식

ePub(22.41 MB)